실질적인 업주는 물론 바지사장, 영업부장 등 역할까지 분담해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 불법 영업이 기승을 부리는 원인 가운데 하나는 다름 아닌 솜방망이 처벌도 한몫하고 있다.
대전경찰청은 올 상반기에 모두 246건, 594명을 불법 게임장 관련해 단속했으나 이 가운데 구속된 사람은 11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불구속처리 됐다. 이들에 대한 양형 기준 자체가 엄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다. 불법 게임장 운영으로 벌어들이는 검은 돈은 엄청난데 이로 인해 이들이 받는 처벌은 미약하기 그지없다. 결국 폭력조직들은 역할분담까지 해가며 불법 게임장 운영을 통한 검은 돈 사냥에 온갖 심혈을 기울이는 형편이다.
불법 게임장이 아무리 바지사장을 내세워 법망을 교묘히 피하며 영업을 했다 하더라도 수년간에 걸친 영업행위를 경찰이 뒤늦게 인지한다는 것도 얼른 수긍하기 어렵다. 불법 게임장 운영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사회의 검은 그림자 역할을 하는 폭력조직의 운영자금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경찰이나 검찰의 단속은 지속적으로 강화돼야 했다.
사실 불법 게임장을 찾는 사람들은 대다수가 사회의 하위계층 즉, 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경제적인 궁색함을 한방에 만회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노동판에서 매일매일 받는 돈으로 불법 게임장에 앉아 뭔가 한 건을 건지려 하지만 늘 돈만 날려버리는 신세가 되고 만다. 이곳에서 돈 뿐 아니라 정신까지 망가지기 십상이다. 나아가 가정까지 파괴될 수도 있다. 불법 게임장을 우리 사회에서 퇴출해야하는 이유인 것이다.
폭력조직의 돈줄 역할을 하는 불법 게임장의 운영이 지난 수년간 줄어들지 않고 끊임없이 발호하는 것은 공권력이 바로 서지 못함을 입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회 구석구석에서 독버섯처럼 기생하는 폭력조직의 손길로부터 사회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제도의 강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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