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국제화 비율에 비해 경쟁력 확보가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중소기업 단계를 졸업하고 대기업 집단에 들지 않은 이들 중견기업의 적극성에 비해 경쟁력이 못 미치는 것이다. 조사 대상 기업의 10곳 중 4곳이 해외시장에서 매출의 절반 이상을 올린다는 데도 그 정도다.
분류상 중소·중견기업은 종종 한 묶음으로 산업의 성장판처럼 간주된다. 그럼에도 막상 중견기업을 떼어놓으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위주의 산업정책에서 소외당하는 경향마저 있다. 해외시장에서의 차별적 포지셔닝, 수출시장 개척, 기술 및 산업발전 전략상으로 뒤처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역 내에서는 더더욱 중견기업 육성 기반이 허약하다. 지역 대학의 역할 또한 미미하다. 산학협력으로 우수 인력과 기술을 확보한 중견기업 강국 독일의 사례는 귀감이 될 만하다. 글로벌 전문 중견기업 육성은 내수침체는 물론 청년실업, 동반성장의 해법이 될 수 있다. 저성장 기조, 호리병형 산업구조로 빚어진 양극화 현상 극복에 있어 중견기업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대·중소기업 이분법에 갇힌 기업 제도나 정책적 관행 역시 중견기업 성장의 걸림돌이다. 중소기업은 효율적으로 안 밀어주고 대기업은 규제하고 중견기업은 설자리가 없다면 안 될 말이다.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의 일정 부분을 중견기업에 맡기는 방안도 있다. 이미 진출한 세계시장에서 선진국을 뛰어넘는 경쟁력을 축적해야 보다 넓은 대형시장 확장이 가능하다.
기업생태계 간 경쟁 구도에서 더 많은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키워내야 한다. 전체 기업에서 고작 0.04%인 1442개사가 중견기업이다.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한 후에는 저성장의 함정에 빠진 기업이 많다. 해외시장 진출을 더 강화하겠다는 기업이 4곳 중 3곳(72.7%) 가까이 된다. 경제의 성장 사다리 구축을 위해서는 중견기업이 해외 부문에서 도약 가능한 발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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