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대전시당 봉사단원들이 11일 오전 동구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하기전 '민생 먼저, 정쟁 그만' 구호를 외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오후 이상민 민주당 대전시당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당원들이 시청 북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벨트 수정안을 즉각 폐기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손인중 기자 dlswnd98@ |
하한정국인 여름철에 접어들었지만 여야 정치권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에 대한 충청권 민심 향배와 파장을 가늠하느라 분주하다.
대전시와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지난 3일 과학벨트 수정안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새누리당은 실익을 챙겨야 한다면서 수정안에 대한 지지도 확산에 나선 반면 민주당은 '수정안 대전시 선 제안론'을 주장하면서 반정부와 반 여당 기류를 포섭하는데 나섰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야당 측에서 '수정안 대전시 선 제안론'과 관련된 녹취록과 문건 등을 공개하면서 정부에 대한 반발 기류가 확산돼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충청권 홀대론이 다시금 불거지는 모양새다.
때문에 새누리당은 민생 행보를 통한 여당 지지도 확산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11일 내포신도시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개최했다. 황우여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충청권 최대 현안인 서해안 유류피해와 관련 유류피해대책위원회 회장단과 오찬간담회를 하는 등 지역민심 달래기에 주력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지난 4일 대전에서도 최고위를 개최하면서 과학벨트 거점지구인 신동·둔곡지구를 방문, 주민들에게 수정안을 통한 사업의 신속함을 강조했다.
새누리당 대전시당은 같은 날 동구의 한 노인복지회관을 찾아 봉사활동과 함께 '민생 먼저, 정쟁 그만'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야당의 원안 사수는 지역 갈등을 부추길 뿐 실익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선 전 국회의원은 이날 봉사활동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냉정하게 판단하고 득과 실을 따져 대전의 진정한 발전을 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야당이라고 무책임하게 말만 번지르르하게 해서 대전시민이 못살게 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질타했다.
대전시당도 논평을 통해 “과학벨트를 더이상 정쟁의 도구로 삼지말라”면서 “민주당 집회는 억지주장과 동조하는 사람들을 모아놓은 미니전시관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반면, 민주당 대전시당은 이날 대전시청 북문 광장에서 과학벨트 수정안 철회 촉구 규탄대회와 원안 추진 당위성을 알리는 구호를 제창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4일 대전시당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이하 최고위)를 개최하면서 김한길 대표 등 당 지도부도 과학벨트 수정안을 제2의 세종시 수정안 사태로 규정하는 등 총체적 대응 견해를 밝혔다. 또 민주당은 12일부터는 1인 시위를 비롯한 단식 투쟁 등을 전개하며 시민단체와 연대 투쟁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이상민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은 “대전 시민의 자산인 엑스포 과학공원이 뺏길 위기에 놓여 있다”고 지적하며 “박근혜 대통령은 과학벨트 빈 껍데기로 만들거나 지역 갈등 부추기지 말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과학벨트 원안사수 추진단장인 박영순 위원장도 “시민의 공원인 엑스포과학공원을 정치적 음모와 야욕 때문에 강제로 국가에 헌납할 수는 없다”면서 “대전시가 굴복하고 정부가 원안을 관철시키는 순간까지 1인 시위와 단식, 삭발 등 끊임없이 투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학벨트에 대한 여야의 홍보전은 내년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야당이 과학벨트 수정안 문제를 '제2의 세종시 사태'로 규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세종시 수정 논란에 따른 지방선거 참패의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면서 “여당은 과학벨트 문제가 내년 지방선거 등에 미칠 파장에 대비해 민생행보와 함께 다른 대응 수단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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