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경쟁사 물먹인 '하이트' 시정명령

경쟁사업자 대리점 부당영입 적발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쟁사업자의 대리점을 부당하게 영입해 사업활동을 방해한 하이트진로음료(주)에 대해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음료는 천안의 중소규모 생수사업자인 마메든샘물(주) 소속 대리점들에 현저한 혜택을 제공할 것을 약정해 이들을 유인·영입함으로써 경쟁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또 대형생수 판매에 필수적 유통수단인 대리점들 총 11개 중 9개 대리점을 영입함으로써 경쟁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했고, 나머지 2개에 불과한 대리점에 대해서도 영입을 추진해 마메든샘물 대리점 전체를 영입하려 시도했다. 마메든샘물과 계약 중에 있던 대리점들을 영입하기 위해 소송비용, 물량지원, 단가지원 등 상당히 유리한 혜택을 제공했다.

대리점들이 마메든샘물과의 계약중도해지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소송비용 중 50%를 지원했고, 계약초기에 물량지원을 집중 제공하고 계약물량보다 약 4000통을 초과해 지원했다. 일반대리점에 공급하는 가격(2500원)보다 약 30% 낮은 1720원이라는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했다.

결국, 하이트진로음료의 이 같은 사업활동 방해행위로 마메든샘물은 매출의 약 80%가 급감하고 1개의 대리점만 남게 돼 사업을 거의 영위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됐다. 공정위는 하이트진로음료에 사업활동 방해행위를 금지하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번 조치는 대기업이 자본력을 동원해 생수를 제조·판매하는 중소기업의 필수 영업자산인 대리점 조직을 영입한 행위에 대해 제재한 사례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의 중소기업 사업영역 침탈방지 시각에서 사업활동 방해행위에 대한 증거를 새로이 확보하고 적극적으로 법을 적용했다”면서 “앞으로도 대기업이 사업활동 방해행위를 통해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부당히 침탈하는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시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박전규 기자 j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