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수능 대비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는 일반 고교와 다른 점이 눈에 띈다. 예컨대 국어 시간에는 자신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치유적 글쓰기'를 통해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한다.
중식 이후 오후부터는 지금껏 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한 '다른 세상'을 맛볼 수 있다. 위스쿨 내에 마련된 바리스타 체험실에서 커피를 직접 내리고 학교 인근 텃밭에서 상추와 깻잎 등을 가꾼다. 자전거를 끌고나가 호수를 끼고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하루 수업은 집단 상담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것으로 마무리 한다.
황선희 상담교사는 “대부분 주말에만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일반 학교와 달리 위스쿨에서는 정규 수업시간에 이뤄진다”고 대안 과정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2010년 문을 연 광주 돈보스코 학교 학생의 생활도 비슷하다.
일반 고교에서 80% 이상 진행되는 국어 영어 수학 등 공통교과 수업은 이곳에서 50%만 진행된다.
나머지는 체험활동 위주다. 얼마 전에는 이 학교 학생들이 땅끝마을인 전남 해남을 출발, 국토순례를 했다.
정규 교과 시간에 우리나라의 이름난 명승지를 찾아가는 문화 탐방도 수시로 진행된다.
이같은 대안교육 과정의 효과는 결코 미미한 편이 아니다.
2010~13년 사이 돈보스코 학교를 거쳐 간 학생 가운데 원적교 복귀 시 학업을 계속 이어간 학생은 83%로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대전에도 위스쿨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전국에는 2010년부터 강원, 광주, 충남, 충북, 인천 등 5곳에 위스쿨이 들어섰다. 정원은 적게는 36명에서 많게는 120명 규모로 모두 기숙형이다. 종교 학교법인이 운영 중인 광주를 빼고는 교육 당국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다.
2015년 개교 예정인 대전 위스쿨의 성공을 위해서는 사전에 대안교육에 적합한 인력 수급 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강원도의 경우 개교 2년 전부터 도교육청에서 위스쿨에서 근무할 상담교사 등을 체계적으로 육성해 왔다. 또 교육청이 직접 운영하느냐 아니면 학교 법인 등에 위탁을 주느냐에 따라 위스쿨 인력 구성 역량이 달라질 수 있어 대전교육청이 고심해야 할 대목이다.
돈보스코 학교 이승민 행정실장은 “민간 기관이 위탁받아 운영할 경우 교직원 열정은 크지만, 전문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고 교육청이 직접 운영하면 반대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 준비 과정에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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