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발전연구원(이하 대발연)은 대전시의 실질적인 싱크탱크다. 대전의 사회적 자본, 과학벨트, 원도심 활성화 등 대전의 굵직한 사업들은 모두 대발연의 검토와 자문을 거쳐 만들어 지고 있으며, 구상에 그치는 현안들이 구체화되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유성구에서 선화동 옛 충남도청사로 이전하면서 원도심 활성화의 원동력 역할도 하고 있다. 이러한 대발연의 '승승장구'에는 이창기 연구원장이 중심에 서있다. 적극적이고, 대전시의 현재 모습을 직시할 수 있는 학자의 눈으로 대전시 싱크탱크 역할을 하기 위한 조력자 역할을 톡톡이 하고 있다. 취임 3주년을 맞아 이창기 원장의 성과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 이창기 대전발전연구원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밉게 보면 꽃도 잡초로 보이고 예쁘게 보면 사람도 꽃으로 보인다는 정약용선생의 말, 요즘 크게 공감합니다. 내년 교육감 출마요? 우선은 대전발전연구원장 역할에 주력 누가 뭐라고 해도 지역이익에 헌신할뿐이죠” 라고 말했다. 사진=손인중 기자 dlswnd98@ |
“우선 이전을 잘한 것 같습니다. 대전의 역사적 뿌리인 원도심에서 근무하게 돼 커다란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옛 충남도청건물은 한때 임시정부청사였던 곳이고 충남도정을 60여년 펼쳐 온 대전ㆍ충남역사의 산증인인데요. 이런 곳에서 독립건물을 차지하고 연구한다는 데에서 연구원들의 자부심도 크고 다른 한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도심에 작은 희망이라도 불어 넣어줄 수 있다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밤늦게까지 불이 켜진 연구원 건물을 바라보는 원도심지역주민들이 안도의 숨을 쉴 수 있었으면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더구나 원도심공동화를 해결할 해법도 현장에서 찾아야 하는 만큼 연구원이 원도심에 위치하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4월1일 대발연이 원도심으로 이전한 이후 국제 세미나를 비롯한 각종 포럼 등 30여 차례를 개최했다. 원도심에 사람이 모이는 가시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대발연은 또 서울대 공공리더십 아카데미를 유치해 3월에 고품격리더십 과정을 개설했고, 시민리더를 기르기 위한 좋은 시민정책아카데미를 5월에 개설해 사람이 모이는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 원장은 원도심 활성화의 중요한 키워드는 소통과 네트워크로 보고있다. 무엇보다 스토리텔링하는 작업도 중요한 사안으로 손꼽는다.
▲ 신호범 미국 워싱턴주 상원의원 대발연 방문 모습. |
“참 세월이 빠른 것 같습니다. 어쨌든 지난 3년동안 가장 보람있는 일을 꼽으라면 장기적으로 미해결상태에 있던 인사민원을 해결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2007년 연구원 해직사태로 큰 몸살을 앓은 적이 있습니다. 3명이 해직되었다 모두 노동위원회와 행정법원판결을 통해 복직되었는데 1명의 인사기록에 문제가 있어서 해당 연구원이 관계기관에 지속적으로 진정을 넣고 있어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연구원들 전체가 연수가기가 껄끄러울 정도로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1개월 동안 설득과 조정을 거쳐 고질적인 인사민원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그 뒤로 웃음꽃이 활짝 피었고 해당 연구원도 열심히 연구업무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인화가 바탕이 되어야 하고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어떤 성과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경영철학입니다.”
-참으로 중요한 인사문제를 해결해서 조직의 인화를 도모했는데 일에 있어서는 어떤 성과를 가져 왔나요?
“오늘의 시대는 소통과 관계형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연구원은 적실성 있는 연구결과를 생산하기 위해 더 많은 시민과 전문가와 소통해야 하고 좋은 관계형성을 통해 끈끈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아야 합니다. 그래서 전직 장관을 지내신 11명을 미래대전기획위원회 고문으로 위촉하여 중요한 현안에 대해 자문도 구하고 중앙정부에 대한 홍보도 부탁하고 있습니다. 과학벨트유치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주셨습니다. 최근에는 대덕연구단지 원장과 선임부장들은 물론 지역의 전문가를 포함한 90여명의 위원회로 확대하여 대전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150여명으로 구성된 지속가능성시민위원회는 지속가능성 1위도시를 유지하기 위해 환경, 경제, 사회, 명성분과 등 4개 분과로 나누어 정책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구축에 있어서 해외교류도 활발하게 전개해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맞습니다. 글로벌시대에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살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멀리 떨어져 있는 미국이나 유럽보다는 동일한 유교문화권을 형성하고 있으면서 우리와 조건이 비슷하거나 앞서 있는 도시들과의 정보교류가 절실합니다. 그래서 2010년말 일본의 후쿠오카를 방문해 우리 연구원과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후쿠오카아시아도시연구소와 업무협약을 맺고 그 뒤로 두 차례의 국제세미나와 연구원파견교류를 실시했습니다. 2011년말에는 중국의 대련발전연구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두 차례의 국제세미나를 공동개최한 적이 있습니다.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가 열릴 것이고 아시아의 선도국가인 한ㆍ중ㆍ일의 도시간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실질적인 교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 세종시 출범 대토론회 모습. |
“보는 관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은 대전발전연구원이 최근에 존재감을 되찾고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해 주시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연구만 하면 되지 왜 드러나게 활동하느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연구원은 대전시가 출연한 기관이고 시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존재하는 정책연구기관입니다. 따라서 좋은 정책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시민들이나 전문가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널리 구하는 소통과정과 좋은 관계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시정책에 순응하는 것처럼 말들 하는데 연구원이 능동적으로 문제제기를 통해 시정책을 선도하고 있는 일들이 허다합니다. 예를 들어 대청호오백리길도 연구원이 제안해 이루어 진 것이고 도시안전디자인포럼도 전국 최초로 시도하고 있는 대전발전연구원의 고유한 작품입니다. 또한 연구원들이 수행하는 기본과제나 정책과제도 연구원이 먼저 제안하거나 공무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얻어낸 현안과제들입니다. 한마디로 연구원과 공무원은 시민을 위한 공복이고 동반자적 협력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정약용선생의 말처럼 '밉게 보면 꽃도 잡초로 보이고 예쁘게 보면 사람도 꽃으로 보인다'는 말에 요즘 크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원장님의 교육감출마문제가 자주 언론에 거론되는데요?
“1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지방선거에서의 거취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대전발전연구원장으로서 대전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연구원의 자존감을 확보하기 위한 울타리 역할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더구나 원도심공동화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지혜를 짜내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선거에서의 거취문제는 정치적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고 그동안 대전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는 시민들의 호의적 평가를 받기 전에는 함부로 언급할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누가 뭐라고 해도 오로지 지역이익을 위해 헌신할 따름입니다.”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 대전은 발전이냐 퇴보냐의 중대 기로에 서있다고 봅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중앙정부의 통제 속에서도 이를 극복하고 대전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역량을 한데 모아 함께 뛸 때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전발전의 방향에 대한 시각이 다를 수도 있지만 정파적 이익 때문에 대전의 발전기회를 놓쳐서는 안됩니다. 시정에 대한 건전한 비판은 꼭 필요하지만 비난이 남발되어서는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습니다. 비난이 아니고 비판 속에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대전발전을 위한 지혜를 짜내야 합니다. 시민들 또한 방관자로서가 아니라 주인으로서 자신의 분명한 지역발전관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역언론을 통해 지역현안을 학습하는 것 입니다. 이제 창조적 시민의 권력이 지역발전을 이끄는 시대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대담=이승규 행정자치부장(부국장)ㆍ정리=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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