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8일자 6면 보도>
대전교육청은 최근 위스쿨 설립에 필요한 국비 30억 원을 확보, 2015년 개교를 위한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뀄다.
위스쿨은 대안학교와 달리 학교 원적을 유지하면서 위탁교육 형식으로 3개월에서 1년 동안 체류하며 대안 교육과 심리 상담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다. 때문에 학업중단율이 전국 최고 수준인 대전 지역 상황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대안 교육 인프라다. 이번 국비 확보로 대전교육청의 위스쿨 설립 계획에 청신호를 킨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지역 주민과 지역 사회의 공감대를 얻는 것이다.
실제 대전교육청은 지난해 공립 대안학교와 기술학교가 결합된 '용문학교'를 서구 용문동에 설립하려고 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른바 '문제아'들이 모여 있는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이 아직 일부 주민들이 갖고 있는데다가 지역 이기주의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대구교육청도 올 8월 개교 목표로 100명 정원의 기숙형 위스쿨 설립을 추진해오고 있지만, 일각의 반대로 기본 계획이 표류 중이다.
교육당국이 대안교육 기관 설립에만 몰두한 나머지 지역 주민과 사회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부족해 이같은 일이 벌어진 셈이다.
대전교육청이 향후 위스쿨 설립과정에서 '용문 학교'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국회의원, 대전시, 시의회, 지역 주민 등 민·관·정 협조체계 구축이 시급한 이유다.
전교조 대전지부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위스쿨 설립에 적극 찬성하면서 지역사회 긴밀한 협조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위스쿨은 결코 혐오시설이 아니며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주민들의 잘못된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며 “교육 당국도 시민들의 의식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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