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아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안이비인후피부센터 교수 |
한의학 질병치료의 최선은 예방에 있음을 보여주는 문구로 겨울 질환은 여름부터 준비하라는 간단하지만 의미가 깊은 말이다.
그렇다면 동병(冬病)은 과연 무엇일까? 겨울철 질환하면 감기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감기는 모든 질환의 시작이면서 악화와 재발을 불러일으킨다.
감기는 누구나 걸릴 수 있지만 몇 년 동안 안 걸릴 수도 있고, 누구나 걸릴 수 있지만 누구는 며칠 만에 가볍게 또 누구는 몇 달을 앓아 고생하기도 한다. 감기는 곧 자신의 체력 척도라고도 볼 수 있다.
하치(夏治)는 무엇일까? 여름에 치료하라는 풀이로 여름에 준비하라의 뜻이다.
동의보감에는 적기생액(積氣生液)이라는 문구가 있다.
기운이 쌓여야 진액이 생성된다는 말로 진액이란 단순히 눈물, 콧물, 침, 땀, 정액 같은 단순한 몸의 체액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몸에서 만들어내는 기운, 면역력의 또 다른 형태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귀한 진액을 모르고 많이 흘려보내는데 특히 더운 여름에 그 소모의 양이 많다.
땀으로 배출이 많이 되며 이 외로도 냉방기기가 만들어내는 건조함으로 눈에서, 코에서, 입에서, 특히 인후두의 진액으로도 많이 소비해 버린다.
그래서 여름에 안구건조, 비강건조, 구강건조, 쉰 목소리 피부 가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분들이 많다. 즉, 여름에 진액을 많이 보강해 놓으면 겨울에 감기 뿐 아니라 여러 질환에 대한 면역 무기 하나를 마련해 놓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액(津液)을 보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을 많이 먹으면 될까?
진액은 단순한 물이 아니고 기가 쌓여서 만들어지는 인체에서 가장 정미로운 물이다.
기가 주는 면역의 기능을 가지고 열려있는 최전방에서(눈, 코, 입, 귀, 피부) 싸우는 특전사들인 것이다. 그러므로 진액을 보강하기 위해서는 기를 만드는 약제를 같이 겸해 쓰는 것이 좋다.
여름에 진액을 보충해주는 대표적인 처방이 보중익기탕 합생맥산(補中益氣湯 合生脈散)이다. 여름에 약해지기 쉬운 소화기능을 강화시켜 주면서 기운을 북돋아 주며 여름에 소모가 많은 땀과 진액을 보강시켜 준다.
특히, 여성들에서는 여름에 기운손실이 많으면서도 잘 챙겨먹지 안아 건조에 한 단계 진행하여 얼굴 및 상체로 뜨는 열감과 가려움, 피로를 호소하는 증상에는 처방에서 인삼(人蔘) 대신 홍삼(玄蔘)을 넣어 쓰는 것도 좋다. 물론 물을 자주 먹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기에 하나 추가할 것은 되도록 찬 물이 아닌 미지근한 물이 좋고, 특히 평소 비염이나 편도선염 또는 인후염 등의 상부 호흡기 질환이 자주 있는 사람일수록 여름에도 따뜻한 물을 먹어주어 보습과 보온을 해 주는 습관이 좋겠다.
정현아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안이비인후피부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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