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우려되는 점이 많다. 첫째는 교복가격 안정화 등을 빌미로 교복 4대 업체와 이달 중으로 MOU를 체결한다는 점이다. 교복 안정화에 75%의 시장 점유율을 가진 스마트, 스쿨룩스, 아이비, 엘리트 등 4대 업체만 참여시킨다는 점부터 의문이다.
어느 지역이나 명성을 지닌 교복 브랜드가 있게 마련이며 우리지역의 경우 김설영교복이 바로 지역의 교복브랜드다. 물론 교육부는 학교가 선정한 교복을 선호하지 않는 학생의 경우 개인적으로 다른 교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나 이는 현실성이 희박하다. 친구들과 다른 브랜드의 교복을 입으려하는 학생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교육부는 시장 점유율이 높은 4대 업체만이 유리하게 정책을 끌고 가고 있으며 이들 업체에 갑의 입장인 모양새다. 입찰 방법 또한 전자입찰을 비롯해 다양화시켜 놓았지만 각 학교마다 자신들의 몫을 챙기려면 학교별 입찰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이 경우 오는 2015년부터 국·공립학교는 교복구매를 위한 입찰을 1년에 두 차례씩 실시해야 하는 새로운 업무가 생긴 꼴이다. 아울러 해당학교마다 입찰을 둘러싼 검은 거래는 치열할 수밖에 없다.
혹시라도 메이저 4대 업체가 전국의 교복 시장을 4등분해 담합을 통해 입찰에 나설 경우 교복시장은 말 그대로 4대 메이커의 농간에 놀아나는 꼴이 돼버리는 것이다. 과거 공동구매를 통한 교복 구입에서도 업자들은 적지 않은 폭리를 취해왔건만 이번처럼 교육부와 4대 업체가 MOU까지 맺을 경우 가격을 둘러싼 장난질이 오죽 심하겠는가.
한동안 학부모단체 또는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됐던 교복물려주기운동이 어느 순간부터 수면 아래로 모습을 감췄다. 앞으로 교육부는 물론 국·공립학교마다 국내 4대 메이커 교복업자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질 경우 어느 누구도 교복물려주기운동을 거론하지 못할 것이다. 교복물려주기운동까지 사라지게 만드는 교육부의 교육행정이 과연 바른 방향인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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