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정애 전 당진경찰서장 |
우리가 살고 있는 당진만 봐도 전통적 농업 중심이었던 곳이 지금은 산업화와 기업유치 등에 힘입어 전국 굴지의 도시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 도시로 장족의 발전을 했고 경제수준도 크게 향상됐다.
그러나 냉정하게 되돌아 보면 기초질서와 관련된 주민들의 의식은 아직도 저만치 뒤떨어져 있다는 것이 치안과 질서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의 솔직한 진단이다.
차창 밖으로 피우다 만 담배꽁초를 내던지는 낯 두꺼운 아저씨들, 방향지시등을 표시하지 않은 채 아무 때나 방향을 바꾸는 아가씨·아주머니들, 중앙선이 황색으로 그려져 있는데 아무렇지 않게 횡단하는 학생들, 인도가 있는데도 차선 갓길로 느릿느릿 걸어가시는 할머니·할어버지들, 주차장은 비워두고 길가에 차량을 세우는 얌체운전족들.
사람 살아가는 많은 도리 중 도로 위에서 무시되는 기초질서의 자화상만 대충 모아도 이 정도이니 쓰레기 배출 등 기타 기초질서와 합친다면 그 수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기본을 지키지 않거나 최소한 지키려는 노력조차 게을리 하는 모습이 우리들이 함께 살아가는 우리지역의 자화상이다.
기초질서는 문화시민의 척도요 인간의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되는 요소이며 우리 스스로의 약속이고 사회공공의 질서와 선량한 풍속을 이어가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도리로서 시민 모두가 공유할 규범이고 가치다.
또한 이러한 기초질서를 지키는 것은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비롯되는 것으로서 무엇보다도 개개인의 주민의식이 선행되어 솔선수범이 습관화로 이어져야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기초질서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 지켜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법으로 규정하지 않더라도 또는 아무도 지켜보는 사람이 없더라도 양심으로부터 우러나와 스스로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질서는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 만든 우리의 작은 약속이며 실천이기 때문이다. 질서는 내가 조금만 더 양보하면 아름답고 기분 좋은 친절이 되는 것이다.
아울러 기초질서는 생활주변에서 조금만 신경을 쓰면 지킬 수 있는 작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사소한 일상생활 속에서 대수롭지 않게 간과하고 질서를 지키지 않는다면 생활 속에 짜증과 불쾌감을 느끼게 되고, 질서위반이 사회의 무질서 및 범죄로 이어질 수 있으며 기초질서가 무너지면 선진도시로 도약하기는 힘들어진다.
기초질서는 법질서 지키기의 시발점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호응하지 않는다면 메아리 없는 헛소리에 그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법질서의 가장 기초가 되는 이런 사회적 약속을 무시하면 혼돈의 사회가 되고 결국 범죄에 대한 두려움과 살인·강도·마약·성범죄 등 중범죄 발생의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받게 될 것이다.
당진시는 이미 2009년부터 기초질서를 지키기를 위한 총괄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유관기관과 단체의 협조 속에 7가지 주제를 선정하고 홍보 및 계도활동을 전개해 왔다.
시가 제시한 7가지 주제는 ▲담배꽁초 및 생활폐기물 버리지 않기 ▲아름다운 거리 환경 조성 ▲선진 교통문화 정착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청소년 보호 ▲먹을거리 안정성 확보 ▲위생 수준 향상 및 건전영업질서 정착 ▲농·축·수산물 원산지 허위 및 미표시 하지 않기 등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할지라도 주민들이 지키지 않는다면 발전하지 않는다. 당진이 많은 자치단체의 부러움을 사고 선진 도시로 더 높이 도약해야 하는 길목에서 불법과 무질서 등 부끄러운 자화상을 내려놓고 우리 모두가 기초질서 준수를 위해 노력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깨끗하고 안전한 당진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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