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민원발급기는 민원인이 시청이나 구청에 방문하지 않고 지문인식을 통해 주민등록 등·초본 등의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는 장비다. 통행이 잦은 백화점이나 지하상가, 대형빌딩 등에 설치돼 밤늦은 시간이나 24시간 건축대장 등 59종의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다.
민원발급기 이용건수는 2010년 40만7035건에서 2011년에는 43만7469건으로 7.4% 증가했고, 올해도 지난 5월말까지 24만6000건의 민원서류가 발급되는 등 이용건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대전의 무인발급기중 상당수는 노후된 장비로 교체가 필요하지만, 관련 예산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대전시청과 구청 등에 설치된 무인민원발급기 98대중 32대는 2004~2006년에 설치됐다. 10년 가까이 사용된 이들 노후발급기는 지문인식 기능이 떨어지거나 시스템오류 등으로 전원이 꺼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나마 최근에 설치한 발급기는 원격으로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으나, 노후발급기는 직원이 현장에 직접 출동해야 하고 공휴일에는 유지보수가 이뤄지지 않는다. 때문에 고장난 무인민원발급기에 헛걸음하거나 기다려도 서류가 발급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수시로 나오고 있다.
더욱이 시청과 구청은 무인민원발급기 노후화에 따른 민원인 불편을 파악하고도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대당 2000만원씩 소요되는 노후 발급기 교체에 시는 자치구가 비용 50%를 부담할 것을 요구했으나, 자치구는 전액시비로 해야 한다며 맞서기 때문이다.
결국, 노후된 무인민원발급기 교체예산이 마련되지 않아 수명을 다한 발급기 2대만 현장에서 철수돼 2011년 대비 올해 무인민원발급기 대수는 오히려 줄었다.
이와관련 건의안을 제기한 동구의회 오관영 의원은 “시가 구입한 무인민원 발급기가 잦은 고장 및 오류발생으로 첨단 과학도시의 명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대책을 주문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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