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이나 사업장 면적 150㎡ 이상의 식당, 찻집, 호프집 등에서의 흡연이 전면 금지된 가운데 사업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계도기간이 끝나 지난 1일부터 본격 단속이 전개되고 있지만 가뜩이나 장사가 안돼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고객이 더 줄어 매출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거리의 매장들도 개문 냉방영업 제한 단속에 따라 관련 규정을 대부분 준수하고 있지만 속내는 불만으로 가득차 있는 실정이다.
퓨전 소주방을 운영하는 A사장은 “술자리에서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놓고 보면 반반 가량인데 흡연을 금지하다보니 지난 1일 저녁만 하더라도 손님 절반 정도가 줄었다”며 “손님 상당수가 입구에서 '흡연이 가능하냐'고 물어본 뒤 나가는 경우가 태반이다”고 말했다.
중대형 식당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근 금연 추세가 번지면서 흡연자가 많이 줄은데다가 식당 등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삼가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확산됐지만 막상 단속이 전개됨에 따라 손님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B사장은 “올해 초부터 가게 곳곳에 금연 스티커를 붙이고 손님들도 흡연을 자제하지만 늦은 저녁시간이나 술자리가 무르익은 상황에서는 종종 담배를 피우는 손님들이 있다”며 “술 드신 손님들에게 '담배를 꺼달라'고 말하면 욕부터 날아오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또 “이런 경우가 한번, 두번 반복되면 그 손님들은 발길을 끊게 된다”며 “장사하는 사람이 손님을 잡기는 커녕 오히려 내쫓는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거리의 매장들도 개문 냉방영업 제한에 따라 고객 감소로 인한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있다.
잡화점을 하는 C사장은 “전력난에 따른 정부의 에너지 절약대책은 수긍하지만 고객 감소도 정부가 책임져 줄 것이냐”며 “수년 전부터 에너지 수급대책이 문제됐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고, 국민에게만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는 것은 앞뒤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내온도를 26 이상으로 맞춰야 하는 대형유통업체들도 고객들의 불쾌지수를 감내하면서 매출도 끌어올려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의류매장의 경우 제품 구매시 고객들이 옷을 갈아입어 봐야 하는데 냉방온도 제한에 따라 고객들의 짜증이 곳곳에서 폭발,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여름 정기세일을 진행 중인 백화점들도 대부분 의류매장의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지금 같으면 아예 여름철 영업을 중단하는 것도 낫지 않겠느냐”며 “갈수록 소비는 줄고 각종 규제는 늘어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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