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특화거리를 가다]수십년 한의약계 터줏대감들…조제부터 치료까지 OK~

[대전 특화거리를 가다]수십년 한의약계 터줏대감들…조제부터 치료까지 OK~

검증된 의약품용 약재 판매, 중부권 최대 한의약 골목 형성 평균 30년 경력의 한약방서한의원까지 70여 업종 한곳에

  • 승인 2013-07-02 13:55
  • 신문게재 2013-07-03 13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대전 특화거리를 가다] 1. 동구 중동 한의약특화거리

대전에는 하나의 골목에 같은 품목이나 비슷한 상품을 다루는 특화거리가 21곳 있다. 누군가 의도하지 않았으나, 자연발생적으로 비슷한 업종의 재화가 한곳에 모여 더 큰 흡인력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대전시는 지역경제 둔화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1997년부터 특화거리를 지정해왔다. 이후 대부분 특화거리가 빛바랜 골목으로 퇴화하는 추세다. 골목경제를 외치기에 앞서 필요한 게 무엇인지 10회에 걸쳐 점검한다. <편집자 주>

대전 한의약특화거리에 가면 한 골목에서 한의약과 관련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한약제를 조제해 처방받고 이를 환약으로 만들거나 다릴 수 있으며, 믿을 수 있는 의약품용 한약재를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여기에 수십년 경력의 한약사와 뒤를 이은 2세대 한의사들이 한약조제에서 침과 뜸 등의 치료까지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중앙시장 옆에 위치한 한의약특화거리에는 현재 70여 개의 한의약 관련 업종이 밀집해 있다. 한밭식당이 있는 태전로부터 중앙로 203번길까지 중부권 최대의 한의약 특화골목으로 이름나 있다. 1997년 대전시가 이곳을 특화거리로 지정할 당시 93개의 한약방과 한의원이 있었지만, 이후 문을 닫거나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서 지금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의약 전문거리라는 명성은 그대로다. 한약을 조제하고 달이거나 환약으로 만드는 일체의 과정이 특화거리에서 가능하다. 특화거리에 남아 있는 한약방은 평균 30년 이상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성수당건재 한약방의 성재수 한약업사는 “한의약특화거리에 관련시설 개수는 줄었을지언정 경험 많은 한의사·한약사·업사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의미”라며 “후배 한의사들이 대를 이어 특화거리에 한의원을 속속 개원하고 있어 장래도 밝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의약특화거리에는 대를 이은 한의사들이 속속 입성하고 있다. 서울한의원과 참솔한의원 등이 대를 이어 한의약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대를 이어 새롭게 진입한 한의원들은 한약을 조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침과 뜸 등으로 치료까지 진행하고 있다. 한약을 먹는 것 외에도 치료까지 특화거리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해 의미가 남다르다.

최근에는 허리와 디스크를 치료하는 추나요법이나 한약으로 파스, 스프레이 형태의 치료기법이 도입되고 있다.

한의약특화거리에서는 의약품용 한약재가 전문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마트나 일반시장에서 거래되는 한약재는 식품용 한약재이지만, 특화거리의 의약품용 한약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기준에 따라 한약제조 제약회사에서 중금속 및 농약 잔류물 검사 등을 거친 안전한 한약 규격품으로 한의원과 한방병원에서 처방된다.

한의약 특화거리에서는 한약 방앗간을 만날 수 있다. 한약방에서 조제한 한약제를 고운가루로 빻아주거나, 먹기 쉽도록 환을 만든다.

미송약방앗간 주인 윤용환씨는 “특화거리의 경기가 예전만 못하지만, 몸건강 생각하는 사람들은 연령 구분없이 꾸준히 찾아오고 있다”며 “요즘에는 민들레나 개똥쑥 등을 직접 캐서 환약을 만들어달라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한의약특화거리에 요즘 새로운 변화가 예정돼 있다. 대전시와 동구가 사업비 50억원을 들여 한의약특화거리와 인쇄거리 일원에 한방족욕체험장과 건축물의 색채·디자인개선 사업을 구상중이다. 이 사업은 2014년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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