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3대 하천에 자전거 이용객이 몰리고 있지만 편의시설이 부족해 커다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1일 대전시에 따르면 3대하천을 잇는 자전거도로는 모두 87㎞다.
갑천(갑천1잠수교~신구교, 진잠천~금강합류점)은 39.9㎞, 유등천(갑천합류점~복수교, 갑천합류점~뿌리공원)은 20.5㎞, 대전천(유등천합류점~옥계교, 옥계교~대별교)은 17.3㎞, 금강(갑천 합류점~대청댐)은 9㎞ 등 총 87㎞가 조성돼 있다.
지난달 30일 오후 4시 중구 선화동 삼선교 인근 대전천 자전거도로에는 10여명의 자전거 이용객이 페달을 밟고 있었다. 최근 자전거 열풍이 거세지면서 대전천 곳곳에는 자전거를 타고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자전거를 세워놓고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자전거 열풍과는 상반되게 자전거도로 주변에는 화장실이나 매점, 자전거 정비시설 등 편의시설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제기능을 못하고 있었다.
동구 대성동 대전천 낭월다리 인근에서 출발할 경우 대전천이 끝나는 대덕구 오정동 삼천교 인근까지 물 한 병조차 사먹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부 자전거 이용객들은 더위에 지쳐 3대하천을 벗어나 편의점까지 이동해 음료수를 사고 있었다.
직접 달려본 대전천 자전거도로에서는 식수대, 매점은 물론 화장실도 찾기 힘들었다.
시에서 관리하는 3대하천 화장실은 총 82곳이다. 이 가운데 갑천 39.9㎞ 구간에 46곳이 몰려있어 유등천과 대전천 이용객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유등천 20.5㎞에는 32곳, 대전천 17.3㎞에는 3곳, 금강본류 9.3㎞에는 1곳에 불과하다.
자전거 이용객 A(36)씨는 “자전거도로에서 화장실 가는게 가장 걱정”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같은날 오후 6시 갑천 한밭ㆍ둔산대교 인근까지 자전거 이용객이 많이 있었지만, 정비시설이 없어 혼란을 주고 있었다.
3대하천 자전거도로에는 정비시설이 없어 이용객들이 자전거를 타고가다 고장나면 정비할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한 자전거 이용객이 주행 중 체인이 끊어져 난감해 하다가 자전거를 끌고 가는 상황이 목격됐다.
자전거 동호인 B(26)씨는 “3대하천 자전거도로에서 자전거 공기주입기 등을 찾아볼 수 없다”며 “자전거도로가 활성화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시민들의 불편이 증가하자 시는 5개 자치구와 자전거도로 정비·보완시설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구청은 태양열로 전기를 만들어 자전거 타이어에 공기를 주입하는 장치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관내 인도 옆 자전거 보관소 몇 곳에 공기주입기를 설치했지만, 시민들이 험하게 다뤄 사용하기 힘든 실정”이라며 “시민들이 올바른 인식으로 소중히 다뤄준다면 편의시설 이용이 활성화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영재 기자 young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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