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후 도심 속 여름철 휴가지로 인기가 많은 서구 복수동 유등천 하천 부지에서 시민들이 텐트와 야영장비를 곳곳에 치고 취사행위를 하고있다. 손인중 기자 |
주말인 지난달 29일 오후 9시 도심 속 여름철 휴가지로 인기가 많은 대전 서구 복수동 유등천 하천 둔치. 최근 캠핑의 높은 열기를 반영하듯 화려한 텐트와 야영 장비들이 곳곳에 진을 치고 더위를 잊고 있었다.
'취사ㆍ야영ㆍ쓰레기투척 금지'를 안내하는 현수막 주변에도 어김없이 텐트촌이 있었다.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음식을 나누며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일부는 술에 취해 노래를 부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가족과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복수동 초록마을 아파트 인근 유등천변과 서구 만년동 갑천변 등은 주말이면 텐트, 야외취사행위로 쓰레기가 넘치고 불을 피워 잔디를 태우는 볼썽사나운 광경도 자주 볼 수 있었다.
3대 하천은 유익한 휴식공간이지만 무분별한 야영과 취사행위는 하천오염과 잔디훼손 등 부작용도 크다.
그렇다고 뾰족한 단속권은 없다.
대전에서는 하천변 야영 및 취사행위가 아직 금지행위로 지정ㆍ고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전시가 금지하는 건 많은 낚싯대나 떡밥을 사용한 낚시행위다. 야영과 취사행위는 정확한 기준이 없는 셈이다.
물론, 하천법상(제46조) 하천의 이용목적 등 시ㆍ도지사가 지정·고시하는 지역에서는 야영, 취사행위를 금지할 수 있지만, 쉽지 않다.
대전시 하천관리사업소 관계자는 “계도과정에서 시민과 승강이를 벌이는 등 어려운 상황이다. 시민의식이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매년 이런 문제가 반복되자, 아예 합법적인 야영장을 설치하자는 의견도 적지 않다. 현장에서 만난 김모(복수동)씨는 “생태하천사업으로 정비 후 시민들이 많이 찾고 있다. 합법적인 캠핑장을 설치해 깨끗하게 운영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물론, 반대도 있다. 박모(산성동) 씨는 “작은 돗자리나 간단한 그늘막 텐트는 이해가 간다. 하지만, 텐트를 자랑하려고 왔는지 캠핑장비를 잔뜩 가지고 나와 연기 피우며 고기를 굽고, 술 마신 후 고성방가에다, 쓰레기까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시민 휴식을 위해 만든 공간의 활용을 제약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하천 이용 실태 등을 제대로 파악한 후 검토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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