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충남도청사 본관동 지하 1층 이발소의 문이 닫혀 있다. |
내포신도시 충남도청사에 입주한 공무원 편의시설 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으로 도미노 폐업위기를 맞고 있다.
일부 업체는 비싼 임대료를 견디지 못해 철수를 결정함에 따라 도청 직원들의 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도와 입주업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초 사이 내포 도청사에는 매점 등 14개의 공무원 편의시설 업체들이 2년간의 계약을 맺고 입주했다. 이중 위탁관리하는 희망카페와 농축산물판매장을 제외하고 모두 유료로 임대됐다.
도청사 편의시설은 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옮겨오면서 부족한 인프라로 인한 직원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선호하는 품목들로 정해졌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 생각보다 장사가 잘되지 않으면서 매달 꼬박꼬박 내야하는 임대료가 이들을 옥죄고 있다. 이들 업체는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1600만원의 임대료를 매달 지불하고 있다.
매점은 한 달 임대료가 1540만원으로, 연간 1억9000만원에 가까운 임대료를 내야 한다. 하루 500만원을 벌어야 임대료와 인건비, 전기세 등을 낼 수 있지만, 300만원 벌기도 벅차 적자가 되풀이되고 있다. 각 실과에 깔려 있는 4000만원가량의 외상값도 경영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매점 대표 A씨는 “큰 마음을 먹고 매점을 운영하게 됐는데, 생각만큼의 매출이 나오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면서 “대전의 연금매장은 임대료가 없어 물건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하지만 신청사 매점은 비싼 임대료를 내야하기 때문에 무조건 싸게만 팔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대전 옛청사 인근에서 옮겨 온 이발소는 철수하기로 결정하고 이날부터 문을 닫았다. 매달 50만원의 임대료를 내야하지만 이용 손님이 없어 도저히 버틸 수 없었기 때문.
다른 매장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문구점과 안경점, 꽃집 등은 매달 50만~60만원의 임대료와 비교할 때 매출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심지어 약국은 두 번씩이나 유찰된 후 비어 있는 상태다.
이처럼 경영난에 직면한 도청사 입주업체들이 속속 철수계획을 세우면서 도청 공무원들의 불편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 관련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대해 도는 뾰족한 지원방안이 없다는 반응이다.
도 관계자는 “장사가 될 것으로 믿고 경쟁을 통해서 들어온 것”이라며 “현재로선 지원방안이 없어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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