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사업비를 대폭 삭감한 것과 교육부의 일반고 육성에 따른 자공고의 위기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충남 강경고 이석희 교장은 “정부가 5년간 10억 원을 지원해 준다는 것을 학생에게 공지하고 신입생을 선발했다”며 “하지만, 올 들어 사업비가 종전 2억 원에서 대폭 삭감되면서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프로그램도 절반으로 줄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정부와 학교 간 신뢰가 깨진 것이며 이같은 일을 교육부가 현장 의견수렴 없이 추진했다”며 “자공고에 대한 지원을 예전처럼 원상복구해야 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부는 지난해까지 정부 특별교부금 1억 원, 지방비(교육비특별회계) 1억 원 등 모두 2억 원을 자공고에 지원해 왔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신규 지정 학교에만 2억 원을 지원할 뿐 나머지 학교에는 차등지원으로 변경됐다.
학생수 1000명 이상인 학교에 교육부 시·도 교육청 7500만원씩 1억 5000만원, 500~1000명인 곳에는 각각 6750만원씩 1억 3500만원, 500명 이하인 학교에는 6000만원씩 1억 2000만원으로 자공고 교육과정 운영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서울 청량고 민병관 교장은 정부가 바뀌고 자공고 주요 정책과 지원이 흐트러지는 것 같아 많은 걱정이 된다”며 “일반고를 자공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정책을 취해야지 자공고를 약화시키는 정책이 나와서는 곤란하다”며 교육부가 현재 추진 중인 일반고 육성책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시·도별로 차이가 있는 자공고 학생선발 문제점도 거론됐다.
경기도의 모 교장도 “일부 시·도 자공고는 학생을 (일반고에 앞서) 우선 선발(전기)하는 반면, 일부 시·도는 (일반고와) 똑같이 선발(후기)한다”며 “시·도 간 배정방식이 같아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당국자는 자공고 사업비의 원상복구는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박성민 교육부 학교정책과장은 “정부가 바뀌고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생기고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 자공고 지원이 줄어든 것에 미안한 심정이지만 앞으로도 원상복구는 어렵다”며 “다만, 자공고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부 차원에서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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