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공고 일부학교 사업비 '고무줄 집행'

교원 동아리 지원·약품구입 등 부적절… 연구비도 '제멋대로' 자공고 교장·담당자 워크숍

최근 2년 동안 일부 자공고가 교육활동 용도가 아닌 곳에 부적절하게 사업비를 지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는 27일 오후 대전 션샤인호텔에서 '2013년 자공고 학교장 및 시·도 담당자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워크숍에서 교육부는 2011~12년 일부 자공고가 학교회계 운영비 등에서 집행해야 할 학생 및 교원 복지비성 경비를 자공고 사업비에서 집행했다고 거론했다. 교육부는 정부 특별교부금과 지방비(교육비특별회계) 1대 1 투자자로 지원되는 자공고 사업비의 경우 교육활동 경비 위주로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자공고에서는 이 예산을 교원 배드민턴, 산악, 배구 동아리 활동비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약품구입이나 개교기념 상품비 등에 사업비를 쓰기도 했다.

사업비에 포함된 시설비, 여비, 업무추진비 집행도 본래 취지에 맞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이 역시 교육활동 경비로 써야 하지만, 하키부 전지훈련비, 훈련용품비, 파고라 등 옥외휴게시설, 상담실 및 방송장비 유지보수에 집행한 학교가 있었다고 교육부는 지적했다.

특정사안에 대해 시·도별 예산 집행 실태도 '고무줄식'이었다.

수당의 일종인 교원 연구비 집행과 관련 대전 지역 자공고는 사업비에서 이를 지출했고 서울 지역 자공고는 사업비에서 지급하지 않고 학교운영지원비에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교원 연구비의 경우 학교운영지원회계에서 지출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셈이다.

이같은 '고무줄식' 자공고 예산 집행은 자공고 예산집행은 통일된 지침 없이 각 시·도교육청에 위임돼 있기 때문이다.

자공고 훈령 제15조에 따르면 교육감은 (자공고 운영과 관련)교육청별 필요한 사항에 대해 별도의 지침을 제정 시행하게 돼 있다.

관련 지침을 세운 곳도 대전교육청을 비롯해 서울과 경남교육청 등 단 3곳에 불과하다.

교육부는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워크숍에서 시·도교육청과 전국 각 자공고에 예산 집행 유의사항을 전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원 및 학생 복지비성 경비는 사업비에서 집행을 지양하고 시·도교육청은 자공고 예산을 배정하기 이전 학교의 예산집행 계획을 사전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