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일규 국전서예초대작가·前 대전둔산초 교장 |
“전하, 곽나라가 망하면 우나라도 망할 것이옵니다. 옛 속담에도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시리다(순망치한:脣亡齒寒)란 말이 있사온데, 이를 곧 곽나라와 우나라를 두고 한 말이라고 생각되옵니다. 그런 가까운 사이인 곽나라를 치려는 진나라에 길을 빌려 준다는 것은 언어도단(言語道斷)이 옵니다.”
▲ 순망치한(脣亡齒寒) |
그러나 진나라의 청을 들어 주지 않았을 때의 후한이 두려웠던 우공은 총신의 간곡한 만류도 뿌리치고 결국 진나라에 길을 내주고 말았다. 그러자 궁지기는 화가 미칠 것을 두려워하며 일가권속(一家眷屬)을 이끌고 우나라를 떠나 버리고 말았다. 그 해 곽나라를 멸하고 돌아가던 진나라 군사는 궁지기의 예언대로 단숨에 우나라를 공략하고 우공을 포로로 잡아 우나라를 합병하고 말았다.
자기의 이익에 눈멀어 도와주는 덕은 생각지도 않고 도와준 덕을 오히려 해로 대하는 일들이 빈번하다.
인간사 모두가 언제나 도움을 쌓아 놓았다가 후일 덕으로 대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다시금 덕이 돌아오지 않음을 명심함과 동시에 한발 나아가 남에게 봉사하는 덕이 집안 3대(代)이상 베풀 때 그 가족은 남향(南向)집에서 삶을 누린다는 옛 글을 귀담고 항시 순망치한(脣亡齒寒:입술을 잃으면 이가 시리다)을 되새겨 봄직하다.
박일규 국전서예초대작가·前 대전둔산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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