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은 최저가낙찰제가 폐지된 공공공사 발주만을 오매불망 기다릴 뿐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300억원 이상의 대형 공사에 대해 현행 최저가 낙찰제 대신에 종합심사제를 신설키로 했다.
이는 가격과 공사수행능력 등을 반영하는 종합심사 방식에 사회적 책임점수를 합산해 낙찰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출혈경쟁을 불러올 뿐 아니라 부실시공 등의 원인이 된 기존의 최저가낙찰제는 사라지게 된 것이다.
정부는 오는 10월께까지 국회와 국토교통부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고 의견 수렴에 나서는 한편, 연말께가 돼서야 이에 대한 후속조치를 추진할 예정이다.
최저가낙찰제의 폐지가 예고되고 있긴 하더라도 건설업체로서는 당장 수주경쟁에서는 애를 먹고 있어 안타까운 심정만 드러내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여전히 최저가낙찰제를 반영하는 대규모 공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우, 하반기 발주되는 공사 중 상당수가 최저가낙찰제를 적용한다. 건축공사 4조원, 토목공사 2조원 가운데 70~80% 이상이 최저가 낙찰제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역시 대규모 중소형 궤도공사 등 하반기 발주되는 6건에 대해 최저가낙찰제를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업계에도 공구별로 1000억원대 안팎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그만큼 부담감도 크다는 반응이다.
상반기 발주 물량이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건설업계가 하반기 발주공사에 기대를 걸었지만 최저가낙찰제라는 담장을 뛰어넘기에도 쉽지 않은 모습이다.
한 건설업체 대표는 “최저가낙찰제가 앞으로 폐지될 것으로는 생각한다”며 “하지만 폐지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당장 업체들의 수주 가뭄도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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