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마다 있는 작은 가게들이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밀린지 오래됐고, 이제는 동네 슈퍼마저도 중·대형화되는 추세여서 더이상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다.
26일 통계청의 산업분류 조사에 따르면 사업장 면적이 165㎡ 미만일 경우 슈퍼마켓이 아닌 '기타 음식료품 위주 종합소매업'으로 분류된다.
대전의 기타 음식료품 위주 종합소매업 수는 2009년 2244곳이던 것이 2010년 2143곳, 2011년 2068곳으로 감소 추세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전국을 보더라도 2009년 8만3954곳, 2010년 7만9193곳, 2011년 7만6043곳으로 마찬가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이유는 왜일까?
대형마트와 SSM, 동네 슈퍼의 중대형화 추세가 지속되는데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한푼이라도 저렴한 곳을 찾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형마트와 SSM 등은 납품 물량이 많은데다 제조 및 생산업체와 직거래가 가능해 납품 단가를 낮출 수 있지만 동네의 작은 가게들은 여러 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쳐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한푼이라도 싼 곳에서 물건을 구입하길 원하기 때문에 동네의 작은 가게들은 계속해서 사라지는 것이다.
별다른 사회 경험이 없고, 고령이다보니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다.
중구 대흥동에서 36년째 가게를 운영하는 A(67)씨는 “대전시청이 둔산으로 옮겨가기 전에는 자식들 공부시키고 먹고 살만 했다”며 “하지만 90년대 중반부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해 지금은 하루에 2~3만원 벌기도 어렵다”고 어려운 현실을 토로했다.
그는 또 “가게를 정리하고 다른 일을 하고 싶어도 나이가 많은데다 배운 게 없어 힘들다”며 “자식들 부담 줄까봐 그냥 가게 문만 열고 있다”고 덧붙였다.
3년 전 대출을 받아 가게 규모를 늘인 B(43)씨는 “예전에는 그냥 말 그대로 구멍가게를 했지만 도저히 미래가 보이지 않아 어렵게 대출을 받아 가게를 넓혔다”며 “대출금 이자와 생활비까지 벌려면 하루 20시간 일해도 힘에 부친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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