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 교육감과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모(50·구속) 장학사가 나눈 대화로, 김 교육감의 문제 유출 지시 여부를 놓고 벌어지는 진실게임의 키(Key)가 처음 공개된 것이다.
25일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안병욱) 심리로 공판에서 공개된 12분 분량의 녹취록은 김모 장학사가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인 지난 2월5일 오전 유성구의 한 모텔 객실에서 이뤄진 김 교육감과 김모 장학사의 대화를 담고 있다.
당초 계룡스파텔 스카이라운지에서 만날 예정이었지만, 영업을 시작하지 않아 인근 모텔로 이동하자, 김모 장학사가 만약을 대비해 녹음한 것이다.
법정에서 공개된 녹취록에서, 김 교육감은 “사실대로 이야기한 것은 좋은데, 나는 솔직히 개입이 안 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잖아. 개입이 안 돼서 거기(김모 장학사)에서 모르는 걸로 하라고 그때는 얘기했었잖아. 원망은 않을게. 내 책임도 있어. 막지 못한 거, 그 순간 판단을 잘못해서”라고 말했다.
김모 장학사가 교육감에게, “경찰에서 사실대로 진술했다”고 말한 후 김 교육감이 얘기한 내용이다.
검찰은 김 교육감의 대화 내용에 대해, '김 교육감이 스스로 개입했다고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첫 증인으로 출석했던 김모 장학사가 당시, “김 교육감으로부터 직접 지시받았다”고 진술한 내용을 확인해주는 녹취라는 것이다.
녹취를 들은 후 김 교육감은 법정에서, “마지막에 '내가 원망하지 않을게'라는 말 앞에 김모 장학사에게 한 얘기가 있는데, 그게 빠졌다. 그때 한 말이 '너를 믿은 내가 잘못이다'는 말이”며 조작의혹을 주장했다.
이에 김모 장학사는 “교육감이 이렇게 말하니까 너무 힘들다. 있는 그대로다. 녹취록을 조작했다면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가 원본을 복사한 CD를 다시 들었고, 원본과 동일하다는 걸 확인한 변호인 측도 “위법 증거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재판부의 판단을 인정했다.
김모 장학사는 첫 증인신문에서 녹취 이유에 대해, “경찰 조사 직후 교육감을 만나 조사 내용을 얘기하며 울면서 징역 수발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다음날 교육감이 저와 조모, 노모 장학사가 짜고 한 일이라고 얘기한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녹음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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