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가 여름 정기세일을 앞두고 고민이 깊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한달간 진행된 여름 세일에서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고, 올해 역시 사정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25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31일간 여름 정기세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는 정기세일 이전부터 각종 기획행사나 브랜드세일을 진행하면서 소비 분위기를 유도했다.
명품 브랜드나 고가의 노세일 브랜드도 시즌오프를 통해 할인판매에 나서는 등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백화점마다 내방 고객은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문제는 고객 증가가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백화점마다 세일기간의 판매 물량이나 브랜드 참여를 늘리고, 할인 폭도 크게 하지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명품 등 고가 브랜드 역시 매출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존심을 접고 서둘러 시즌오프를 전개하는 상황이다.
A백화점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졌고 직격탄으로 작용하는 실정”이라며 “내방 고객이 늘었음에도 객단가가 낮아졌고, 경기침체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부유층 역시 소비를 줄여 명품 등 고가브랜드 조차 매출이 하락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백화점 뿐 아니라 대형마트와 전통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형마트도 큰 폭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매출 하락이 전개되고 있다. 이는 의무휴업 실시에 따른 매출 하락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소비심리 위축이 더 크게 작용하는 상황이다.
주부 B씨는 “예전 같으면 10만원 들고 마트에 가면 살 수 있는 게 많았지만 요즘에는 몇개 집어넣으면 10만원을 훌쩍 넘긴다”며 “두개 살 거 하나만 사게 된다”고 말했다.
전통시장도 대형마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때 이른 무더위까지 서둘러 찾아오면서 손님들의 발길은 더욱 뜸해지고 있다.
또 더위 탓에 상품 보존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아 시장 상인들로서는 이중고, 삼중고를 겪는 상황이다.
전통시장 한 관계자는 “백화점도 매출이 신통치 않다고 하고, 대형마트 역시 매출 하락이 계속된다고 하는데 가장 하위에 있는 전통시장은 오죽하겠느냐”며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와 장마, 휴가철이 시작되면 시장 상인들의 고통은 더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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