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와 자사고의 체육수업 확대도 시도는 좋지만 입시위주 교육 현실에서 제대로 운영될 지도 미지수여서 정부의 대책이 생색내기용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 24일 특목고와 자사고의 체육수업 시간을 현재의 배로 늘리고, 고3 때까지 매학기 편성하는 한편, 오는 2017년까지 모든 초등학교에 체육전담교사를 배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학교체육 활성화 추진계획'을 내놨다.
이에 따라 2014년도 입학생부터 학교 유형과 무관하게 모든 고교에서 체육필수 이수단위를 10단위 이상으로 하고, 6개 학기에 골고루 편성해야 한다.
1단위는 1학기에 주당 1시간을 운영하는 것으로, 현재 일반고는 10단위, 특목고와 자사고는 5단위여서 일반고는 수업시간이 거의 변함없지만, 특목고는 현재보다 2배로 늘려야 한다.
또 초등학교 체육수업 내실화를 위한 전담교사 배치는 모든 초교에 1명 이상을 배치해 3학년 이상 체육시간을 체육 전담교사가 맡도록 했다.
하지만 교육청 및 학교 현장에선 이같은 대책에 대해 현실과 괴리감이 커 실효성과 내실이 별로 없을 것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초등학교 체육전담교사의 경우 체육전공 교사가 아닌 일반 초등교사면 누구나 할 수 있어 전문성이 거의 없는 교사가 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초등학교의 경우 여교사 비율이 남교사보다 높은 상황에서 체육전공을 하지 않은 여교사가 맡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전담교사의 경우 3학년 이상 3학급당 0.75명을 두도록 하고 있어 학급수가 많은 학교는 3~5명 정도까지 둬야 하지만, 이번 정부의 대책은 학교당 1명만 두도록 해 실제 학교 현장의 수요는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전시성 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또 특목고와 자사고의 체육수업 시간 확대도 일반계보다 입시 위주 교육이 강한 만큼 체육 수업을 편성해 놓고, 자율학습 등 학업 위주로 변형 운영할 소지도 크다는 게 학교 현장의 목소리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정부의 대책은 적어도 이전보다는 학교체육에 대한 관심과 여건을 조금 낫게 만들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얼마나 실효성이나 내실화를 기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며 “실제 교육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보다 세밀한 정책이 아쉽다”고 말했다.
대전 교육계 인사는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책상에 앉아 통계적으로 체육 수업을 늘리라는 것으로 밖에 인식되지 않는다”며 “특목고나 자사고는 학부모들부터 체육수업보다는 입시 등 학업 위주로 운영해줄 것을 학교 측에 요구할 수도 있는 등 실제 학교 현장에선 취지와 다르게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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