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한 푼도 내지 못하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100% 납부를 하는 곳도 있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시내 사립 특수학교 법인 2곳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법정부담금을 한 푼도 학교 측에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납부율이 0%다.
해당 학교법인은 비영리 사회복지법인이기 때문에 수익용 자산이 없다는 것이 이유다. 일반 학교법인의 경우 납부율이 천차만별이다.
서대전여고 법인인 장훈학원은 2009년 납부율이 13.5%였지만 2010~2012년까지 100% 전액을 냈다. 명석고 법인인 유명학원 역시 같은 기간 32.8~41%로 높은 납부율을 보였다.
반면, 납부율이 1% 이하인 법인도 종종 눈에 띈다.
청란여고 법인의 경우 2009~12년 4년 연속 0%대의 납부율에 그쳤다. 계룡공고 법인은 2009~10년 3~4%대의 납부율을 기록했지만, 2011년과 2012년에는 0%로 돌아서 열악한 살림살이를 반영했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교(28곳)가 가장 높고 초등학교(2곳), 중학교(18곳), 특수학교(2곳)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의 경우 2009~12년 평균 납부율이 14.4%로 집계됐으며 초등학교는 11.5%, 중학교의 경우 10.4% 등이었다.
그나마 높은 납부율을 보인 고등학교 역시 갈수록 법인 사정이 열악해지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시내 사립고 28곳 가운데 10% 미만의 납부율을 보인 법인은 2009년 16곳에서 2010~1년 18곳, 2012년 20곳으로 늘고 있다.
모 법인 관계자는 “대한민국 어느 사학이나 마찬가지로 수익용 재산 사정이 좋지 않아 법정부담금을 내지 못하는 것이다”며 “(재산을)갖고 있으면서 낼 돈을 안 내는 곳은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납부율이 저조한 이유는 경제사정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지만, 미납부 시 불이익이 없는 것도 한 가지 원인이 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법인의 미납금은 교육청이 전액 예산을 지원한다”며 “예전에는 납부율이 낮은 법인 소유 학교에 보조금을 깎아 지급했지만, 교육 질이 낮아진다는 여론이 있어 이마저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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