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
하지만, 등록금 수입 자체가 줄어들면서 대학 재정에 압박을 가하며 타산을 살피기 시작한 것이다.
대학은 운동부 운영을 통해 국가 체육발전에 중요한 구실을 해 왔다. 초등학교 때부터 약 7~8년 동안 운동을 해 온 학생이 국가대표가 되지 못하거나, 실업 및 프로팀에 진출하지 못하더라도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대학에서는 교육하고 배려해 왔다.
하지만, 그 틀이 깨지고 있다. 반값등록금 때문에 대학에서는 재정이 줄어들었으며,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엘리트 스포츠 선수 수급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대학 내 각 스포츠팀 수도 줄어들 전망이며, 생존을 위해 운동부 운영에서 이익이 없다고 판단된다면 대학은 운영을 포기하게 될 것이다.
현재 지역 대학들은 생존력을 높이고자 학과 단위에서 수지타산을 평가하고 있다.
더불어 비인기학과를 통폐합하는 등 중장기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구성원들이 아무리 아우성을 쳐봐도 소용이 없다.
대학들은 그동안 홍보 효과가 크지 않음에도 비인기 종목의 운동부를 운영해 왔다. 소위 텔레비전에 중계되지 않는 스포츠들이 해당한다. 인기가 없는 종목은 경기력이 우수해도 대학에 대한 홍보 효과가 덜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담당 교수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학교 지원은 줄어들었으며 학생 모집에 별 도움이 안 된다. 또한, 취업마저 어려운 비인기 종목을 대학이 운영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하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2017년부터 시작되는 입학자원 감소가 불과 3년 앞으로 다가왔다.
상당수 대학이 취업 유망학과를 키우거나 신설하는 반면 비인기학과는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있다. 각 대학 체육과 취업률은 대부분 하위에 머물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국내의 각 경기단체를 육성하고 지도·감독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올림픽위원회(NOC)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서울올림픽대회 잉여금으로 설립돼 국내 체육 재정과 체육 진흥을 책임지는 국가 체육 최고의 공익기업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은 체육진흥 장·단기 종합계획을 수립·추진하고, 국가대표 선수를 육성·지원하는 등의 업무를 총괄한다.
그렇다면, 지역의 체육회를 살펴보자.
지역에서는 적은 예산 속에서도 매년 개최되는 전국체전 순위경쟁을 위해 매년 365일을 하루같이, 주말도 없이 바쁘게 일하고 있다. 지방재정으로 지원받아 양산된 대표급 선수들을 대한체육회는 다른 재정 지원없이 쏙 뽑아서 태릉선수촌에 모아 훈련을 시키고 이들에게만 지원하면 그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이들을 키워내고자 지역 체육에 투자되는 비용과 노력에 대한 보상은 어디에도 없다. 시·도간 경쟁을 붙여서 잘하는 선수만 뽑아가면 그만이라는 계산은 잘못됐다.
시·도 체육회에서 대대적인 정부지원금을 요청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더는 전국체전을 시행하는 의미가 없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선수 가운데 유능한 선수를 선별하는 대회라면 더욱 의미가 없다. 선수권대회로 족하다. 지금과 같은 시스템이 계속 유지된다면 차라리 대전은 전국체전을 포기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한두 해 열심히 해봐도 크게 나아질 것이 없기 때문이다. 기껏 선수 양성을 위해 지원을 늘려도 다음해 타 시도에서 해당 선수를 스카우트하면서 경쟁선수가 되는 것을 막을 길이 없다. 사실 철새 선수들이 많다. 대전을 연고로 출전하지만, 사실은 대전에서 태어났거나, 자랐거나, 학교에 다녔거나, 생활한 적이 없다.
대학체육이 위기다. 정부는 지자체에 운동부 육성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대학 운동부 운영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
박지성이 혼자 축구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며, 류현진 혼자 야구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지도자와 함께 운동하며 각종 대회와 시합에 출전한 선수들의 피와 땀으로 세계적인 선수가 나올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