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이야기]적우침주(積羽沈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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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이야기]적우침주(積羽沈舟)

새털도 쌓이면 배를 가라앉힌다

  • 승인 2013-06-19 21:17
  • 신문게재 2013-06-21 10면
  • 박일규 국전서예초대작가.前 대전둔산초 교장박일규 국전서예초대작가.前 대전둔산초 교장
▲ 박일규 국전서예초대작가.前 대전둔산초 교장
▲ 박일규 국전서예초대작가.前 대전둔산초 교장
전국시대 동주(東周)왕조는 날로 쇠퇴해지고 있었으나 그 중 진(秦)나라가 가장 강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약소국들이 연합하여 진나라에 대항하자는 합종책과 진나라를 따라 다른 약속국을 정복하자는 연횡책이 등장하였다.

진나라의 상국(相國)인 장의(張儀)는 제(齊) 초(楚) 연(燕) 조(趙) 한(韓) 위(魏) 등 여섯 나라의 합종 맹약이 견고한 것을 알았다.

장의는 곧 재상의 직을 사직하고 위나라에 가서 합종 연맹을 탈퇴하도록 위나라 왕을 설득하려고 하였다. 장의는 위나라로 온 이듬해 위나라의 상국에 임명되었다. 그의 몸은 위나라에 있지만 마음은 항상 진나라에 있으므로, 줄곧 연합책으로써 진나라로 하여금 천하를 차지하게 하려는 생각뿐이었다.

▲ 적우침주(積羽沈舟)
▲ 적우침주(積羽沈舟)
장의는 위왕에게 진나라와 연합하여 제나라나 초나라 등을 징벌하라고 권했다. 그러나 위나라 왕은 진나라의 야심을 알고 장의의 말을 듣지 않았다. 진나라의 왕은 이 소식을 듣고 크게 노하여 대군(大軍)을 보내 위나라를 공격하는 한편, 비밀리에 사람을 보내 장의에게 보물을 보냈다. 장의는 보물을 받았으나 보답을 하지 못하여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위나라 양왕(襄王)이 죽자, 그는 위나라 애왕(哀王)에게도 진나라를 받들 것을 권했다가 거절당하였다. 장의는 암암리에 진나라가 위나라를 정벌해 주기를 원했다. 위나라는 전쟁에서 패한 뒤, 일 년 후에는 다시 제나라의 침범을 받아 패하였다. 이 틈을 노려 진나라는 다시 위나라를 공격하기 전에, 먼저 한나라 대장 신차(申差)의 군대를 섬멸하였는데 죽은 자가 8만 2000에 달하였다.

장의는 위나라의 지세와 병력 상황 등을 분석하여, 현재 처해 있는 상황과 합종의 취약함 등 불리한 조건들을 말했다.

“제가 듣기에, 새털도 쌓이면 배를 가라앉히고, 가벼운 짐도 모이면 수레의 굴대를 부러뜨리며, 많은 사람들의 말은 쇠도 녹인다고 했습니다(신문적우침주 군경절축 중구삭금:臣聞積羽沈舟 群輕折軸 衆口鑠金), 이러하니 왕께서는 잘 생각하셔야 합니다. 위나라 왕은 합종에서 탈퇴하기로 동의하고 진나라에 연횡을 청하였다.

모든 일에 경중과 대소가 있듯 적우침주(積羽沈舟)를 알고 신언서판(身言書判)으로 인간의 가치를 확고히 해보자.

박일규 국전서예초대작가.前 대전둔산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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