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체육 지도자가 선수 폭행·성희롱

인권위, 훈련비 명목 금품수수도 확인… 지역 “상상도 못할일, 재발방지 대책을”

대한장애인체육회 소속 일부 지도자들이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각종 욕설과 폭행은 물론, 성희롱과 부당하게 돈을 송금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지역 장애인체육계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비난하며 대한장애인체육회의 적극적인 재발 방지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9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대한장애인체육회에 대한 직권조사를 벌인 결과 대한체육회 소속 지도자 2명이 지난 2010년~2012년 런던장애인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부 국가대표 장애인 선수에게 욕설과 폭행을 하고,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

인권위는 훈련 과정에서 지시를 잘 따르지 않는다며 숙소에서 뺨과 가슴을 때리는 등 폭행한 구체적 사실까지 확인했다.

또 일부 지도자들은 장애인 선수에게 '훈련용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며 500여만원을 받아 챙기는 등 부당하게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훈련하는 도중 여성 선수들에게는 가슴과 관련된 성희롱성 발언도 해 불쾌감을 주는 경우도 수차례 확인됐다.

인권위는 이에 따라 대한장애인체육회장에게 지도자 양성 과정에서 인권ㆍ성희롱 예방 교육을 하고, 장애인 인권침해 전문상담가도 배치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대전체육계 한 인사는 “요즘은 일반 엘리트 선수 지도자들도 함부로 폭행이나 폭언, 성희롱 등에 특히 주의하며 지도하고 있는데 하물며 장애인 선수들에게 그랬다는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비판했다.

대전지역 한 장애인체육 지도자는 “대전에서는 상상도 못한 일이 중앙에서 벌어졌다는 게 정말 황당하고, 또 창피하다”면서 “이번 일은 장애인선수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 노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했다.

대전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장애인체육계를 대표하는 대한장애인체육회 소속 지도자들이 그랬다는 점에서 더 충격이고, 또 고개를 들 수 없는 일”이라며 “대한장애인체육회에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대책을 하루 속히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