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노부부 살해' 버스기사 무기징역

동거녀 살해범은 징역 25년 선고

생활고에 시달리다 노부부를 살해한 버스 운전기사와 폭력을 견디다 못해 가출한 동거녀를 찾아가 살해한 살인범에 중형이 내려졌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이종림)는 이웃집 노부부를 살해하고 360만원을 훔쳐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버스 운전기사 김모(56)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은행 채무 4000만원이 있던 김씨는 월급 240만원 120만원이 가압류돼 당뇨병 환자인 어머니와 폐동맥고혈압 환자인 큰딸의 병원비, 작은딸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등 생활고에 시달렸다.

그러던 중 이웃집에 살면서 고물을 매입하던 신모(71)씨의 고물 매입대금 300만원을 훔치기로 하고, 지난 2월 유성구 구암동 신씨의 집에 찾아가 신씨와 부인(69)을 흉기로 찌른 후 현금 360만원을 꺼내 달아났다. 흉기에 찔린 노부부는 병원 치료 중 사망했다.

재판부는 “생활고로 인한 사정은 어느 정도 참작할 수 있다. 그러나 겨우 360만원을 강취하기 위해 무고하고 단란했던 두 사람을 한꺼번에 살해한 범행은 죄질이 극히 나빠 어떠한 동기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같은 재판부는 또 폭력에 시달리다가 도망친 동거녀를 찾아가 살해한 한모(45)씨에 대해 살인 등의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한씨는 다방을 운영하는 동거녀(59)를 수차례 폭행했고, 이를 견디다 못해 몰래 도망친 동거녀를 한 달만에 찾아내 또다시 폭행한 후 과다출혈로 사망하게 했다.

재판부는 “앙심을 품고 계획적으로 한 범행으로, 죄질이 극히 나쁘고 방법도 비정하고 잔인하다”며 “범행 후에도 피해자를 모욕적으로 힐난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였고 유족들이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