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건 대전시 교육의원·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
지난 6일은 벌써 58돌을 맞는 현충일이다. 6·25전쟁이 끝난 후 지난 반세기 넘는 기간 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었고, 대한민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 대열에 합류했다. 이렇게 우리가 휴식할 수 있는 가정, 우리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학교 등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누리는 편안함을 베풀어주는 국가의 소중함을 잠시 잊은 적은 없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 조국이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유유히 이어온 것도 숭고한 애국정신으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과 국군 장병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아이들의 나라사랑에 대한 교육이 너무나 소홀한 것 같아 안타깝다. 지난해 모일간지에 서울의 태권도장 5곳을 무작위로 고른 뒤 남녀 초등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애국가를 불러보게 하고 가사를 쓰게 했는데, 4절까지 적어낸 학생은 단 1명도 없었고 1절 이상 적어낸 학생은 100명 중 35명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그 이후 실제로 그런 상태인가를 확인하기 위해 학교현장에서 조사한 결과 같은 처지라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현충일을 앞둔 5일 모 신문사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6·25전쟁이 어느 나라와 치른 전쟁인가'를 묻는 질문에 대상자의 20.8%가 잘못 알고 있거나 모른다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6·25전쟁이 몇 년에 일어났는가'를 묻는 질문엔 57.1%가 '모른다'고 하거나 오답을 썼으며 '6월 6일은 왜 공휴일인가'질문에는 '안다'는 응답이 50.6%에 그쳤다. 하긴 지난 현충일에 국기를 달지 않은 집이 반 정도나 되는 현실이니 아이들만 나무랄 수도 없는 형편이다.
그래도 제5차 교육과정 시기까지만 해도 초등학교 도덕교육은 1주일에 2시간씩 배정해 매주 월요일 애국조회 시간이 있어서 나라사랑에 대한 훈화와 애국가 4절까지 외우고 쓰기, 국기와 나라꽃 무궁화 그리기, 국기에 대한 맹세문 외우고 쓰기, 애국가를 부를 때의 예절 등을 익힐 수 있었다. 애국조회를 마치고 난 후에는 첫째 시간이 도덕시간으로 나라사랑과 효행, 예절교육을 통해 국가의 자긍심과 애국심을 기르는 시간이 있었다. 교육청에서도 의도적으로 애국심 향상을 위해 장학사들이 장학지도 때 점검했던 때가 있었던 것이다.
요즘 나라사랑에 대한 교육이 부족한 데는 나름 연유가 있다. 일부 교과서의 왜곡과 주관적·자의적 기준의 색깔론 제기와 정치적 목적으로 편향된 시각이 문제인 것이다. 학생들이 정확하고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게 하는 일은 국가적 책무다. 그동안 교육계 안팎의 지적과 우려에 따라 일부 걷어내긴 했지만, 아직도 왜곡·편향된 내용이 수두룩한 현실을 방치해선 안된다.
다가오는 사회는 지식·정보화 사회와 세계화가 심화되고, 국민의 문화적·도덕적 수준의 정도가 국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는 가치관의 혼란과 사회의 비도덕화 현상이 점차 더 심화되어 이대로 가다가는 장차 도덕적 위기 상황을 맞게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국민의 건전한 가치관 형성과 민주적이고도 도덕적인 생활양식을 한층 튼튼하게 정착시켜 가기 위한 학교의 도덕 교육적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크게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오늘날 핵가족화 현상과 여성들의 취업 등으로 가정의 도덕 교육적 기능이 매우 약화돼 가고 있으며, 산업화와 도시화, 빠른 사회 변동 등으로 말미암아 지역 공동체는 심리적·공간적으로 거의 해체 상태에 있다.
6월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토요일이나 일요일 오후에 보훈의 성지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묘소 참배도 하고 아름다운 산책길을 따라 산책을 하며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잠들어 계신 곳에서 숭고한 정신을 되짚으며 나라사랑의 마음을 다져보시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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