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문고 신용 교장이 이문아카데미 앞에서 자기주도적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대전 교육계에도 숨겨진 '마술사'가 있다. 이른바 '꼴통 학교'를 맡아 불과 수년 만에 신흥 명문으로 환골탈태시킨 대전이문고 신용(58) 교장이다. 이문고는 개교 이후 2006년까지 일반고 및 특성화고 탈락생을 받았다. 이 학교는 이듬해 평준화고 적용대상으로 편입됐고 2년 후인 2009년 신 교장이 취임했다. 이때부터 이문고에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삼류 학교', '기피 학교' 꼬리표가 사라지고 '가고 싶은 학교', '인기 학교'로 탈바꿈했다.
2009년 24.6%에 불과했던 신입생 1지망 비율이 2010년 51%, 2011년 145.6%, 2012년 129.5%, 2013년 144%로 수직 상승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2009년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 우수학력 비율이 국어 35%, 영어 9%, 수학 13%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국어 40%, 영어 57%, 수학 48%로 높아졌다. 기초학력 미달자수는 2009년 20명에서 지난해에는 단 1명도 없었다.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수 없었던 서울대 합격자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4명이나 배출했고 지방 국립대도 매년 수십 명씩 진학하고 있다.
신 교장 취임 이후 4년 만에 완전히 다른 학교가 된 것이다. 도대체 그가 어떤 마법을 부렸던 것일까. 의외로 답은 간단했다.
'삼류 학교', '삼류 교사'의 한(恨)을 풀자는 신 교장과 교사, 학생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것이다. 그는 “20년 동안 삼류 대접을 받았는데 이를 가슴에 안고 (학교를)그만두는 것이 싫었다”며 “구성원들에게 주인의식과 소통을 통한 전문성 함양을 강조했다”고 회상했다.
'수준별 교과교실제', '자율형 창의경영학교', '이문 아카데미', '레인보우 프로젝트', '이문 장학회' 등 학력 및 인성교육 프로젝트가 신 교장의 면밀한 주도로 차질 없이 진행돼 왔다. 짧은 기간에 학교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공로를 인정받아 신 교장은 올 스승의 날에 홍조근정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신 교장 마법'을 배우려 전국 28개 학교와 5개 교육기관에서 벤치마킹을 왔을 정도다.
신 교장은 “이문고 교직원들은 교육수요자인 학생과 학무모들을 고객으로 생각하고 학생들에게 미래를 준비시키고 있다”며 “학생의 꿈과 목표 실현을 위한 조력자로서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문고가 교명 변경 이후 명문 사학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지난해 진학 실적에 대해 말해 달라.
▲2012학년도 졸업자(195명) 가운데 서울대(1명), 연세대(6명) 포함, 수도권에 24명, 충남대(18명), 육군사관학교(1명), 국군간호사관학교(2명) 등 지방 국립대에 81명을 합격시켰다.
-특별반 운영 등을 통해 학교 측의 노력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학생 지도 비법을 소개해 달라.
▲특별반은 성적우수 학생(이문아카데미) 집단과 학습부진학생(Rainbow Project) 집단으로 크게 나뉜다. 이문 아카데미는 학년별 35명씩 105명으로 모의고사 성적(50%)과 내신성적(50%)으로 선발한다. 방과후학교 이후 별도의 건물에서 본교 진학팀(3명, 국어, 영어, 수학 교사)이 전담해서 관리하고 있다. 레인보우 프로젝트는 1학년 학습부진 학생 30명으로 구성, '레벨업' 과정(주3회, 국 영 수)과 학습동기부여 과정(주 2회)이 운영돼 학습의욕 고취와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최근 이문고를 지역 최고 명문으로 꼽고 있는데, 교사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비평준화(특수지)고교 21년 가슴앓이와 한(恨)을 이문교육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라는 공감대 아래 교직원들이 뛰고 있다. 교과연구회(6개) 활동, 플랜더즈(Flanders)의 언어 상호작용 분석법에 의한 임상장학, 교사 상호 멘토링, 각종 연수 의무적 참여 등으로 학업성취도 향상, 맞춤식 진학지도를 하고 있다.
-학교 자랑을 해준다면.
▲'2012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2학년) 과목별 향상도 전국 상위 20개 고교' 선정과'2012 대전 학력신장 최우수고교' 선정으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또 '2012 창의경영학교 전국 최우수학교' 선정으로 학생들의 비교과 활동 및 진로교육, 인성교육 등 교육활동 전반에 우수함도 인정받고 있다.
대담=오주영 교육체육부장·정리=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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