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그동안도 수요자인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금 출처 조사 등의 수단으로 제재하기도 했지만 우회적이었고 부분적이었다. 또 일례로 과외를 소개시키고 금품을 받은 교사는 배임수재 혐의가 적용될 수 있었다. 반면 수요자인 학부모나 학생에게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법적인 책임을 묻지 못했다.
이러다 보니 자연히 불법과외가 사회 전체의 현안이라는 인식이나 범법행위라는 죄의식이 희박할 수밖에 없었다. 족집게 과외 등 불법과외 단속의 실효성 확보 또한 불가능했다. 한쪽에 범법행위가 되고 한쪽에는 그렇지 않은 법의 잣대가 불법과외 수요의 총량을 늘리는 부작용을 키운 측면이 있다.
최근 대전 현직교사의 학교 내 불법과외도 그 전형적인 틀에서 볼 수 있다. 불법과외를 받은 학생에게는 학칙 이상의 명시적 제재, 해당 학부모에게는 경중을 가려 자금 출처 조사, 명단 공개 이상의 법적 제재가 따라야 한다. 공급자만 중대 범죄로 처벌받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보다 입법의 미비함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음성화된 불법과외를 저지하기 위해 수요자도 처벌하는 법적 근거 마련은 충분히 타당성이 있다. 이것이 현실로 존재하는 불법과외의 악순환을 끊는 방법이기도 하다. 과열로 치닫는 과외의 배후에는 늘 자녀의 성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에 가득 찬 부모가 있다. 이 고리를 끊으려면 공급자 지도감독과 처벌에 상응하는 수요자 처벌 등 불이익이 따라야 한다.
그래야 단속의 실효성도 확보된다. 수요자에게 형사처벌이 어렵고 도의적인 책임에 그친다면 법은 늘 솜방망이처럼 경시될 수 있다. 철저한 과외 예방지도와 교원 복무관리는 또 다른 사안이다. 사교육 팽창에 짓눌린 공교육 정상화에의 의지와 사회적 합의가 전제되면 입법화 절차는 그리 번거롭지만은 않다. 불법과외의 원천적 근절을 위해 수요자 처벌 조항 등 입법화를 검토할 단계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