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를 앞두고 도로 위 빗물받이부터 하천 수문까지 도심 침수를 예방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18일 하천관리사업소 직원이 배수 수문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 서구청 건설과 직원들이 도로 빗물받이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있다.
손인중 기자 |
장맛비가 도심에 내리는 순간부터 긴장감이 높아지는 곳이 있다. 도로위를 이리저리 흐르던 빗물이 빗물받이에 유입돼 하수관로를 따라 하천에 원활하게 배출될 때까지 이들의 손길이 필요하다.
장마가 시작한 18일 서구청 건설과는 만년동 도로가의 빗물받이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구멍이 뚫린 빗물받이 뚜껑에 낙엽이나 장판같은 장애물로 막혀 있는 게 아닌지 일일이 확인하고 빗물받이 속 모래를 퍼냈다. 장마철 쏟아지는 빗물은 도로 위에서 물줄기처럼 흐르다 빗물받이에 치닫지만, 장판이나 낙엽에 입구가 막힌 곳은 결국 웅덩이가 만들어지고 침수에 이르기 때문이다. 2011년 6월 서구 둔산ㆍ대덕대로는 폭우에 승용차와 건물지하가 침수됐는데 이때 원인도 빗물받이를 막은 낙엽과 장판이었다.
서구청 건설과 공운식 담당은 “관내에 빗물받이 뚜껑은 6만 개쯤 되는데 한 골목에 몇 개만 막혀도 빗물이 고여 침수가 발생할 수 있어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빗물받이에 유입된 빗물은 도로밑 하수관로를 타고 경사가 낮은 곳으로 이동한다. 도심에 내리는 빗물은 흙에 흡수되지 못하고 짧은시간에 하천으로 몰리는 데 이러한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물을 잠시 가두는 저류지를 조성한다. 현재 도안신도시와 유성 학하ㆍ덕명ㆍ노은지구 등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지역에 저류지 9개가 모여 있다. 하수관로의 빗물은 저류지에 일정 높이까지 모이는 동안 하천으로 유입되는 시간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해가 거듭할수록 저류지 바닥에 흙이 쌓이거나 배수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
유성구 재난관리과 이창은 담당은 “도심속 저류지는 평상시 지대가 낮은 체육공간으로 사용되다 폭우때는 웅덩이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며 “주기적으로 흙을 파내고 배수구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류지에서 잠시 시간을 보낸 빗물은 마지막으로 대전ㆍ갑천ㆍ유등천으로 유입돼 대전을 빠져나간다. 이때도 도심이 침수될 수 있다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하천과 도심ㆍ농경지를 구분하는 제방에 수문 27개가 있는데 농경지의 수위가 높으면 수문을 열어 물을 하천으로 배출시켜야 하고, 하천의 수위가 높으면 역류를 막고자 수문을 닫아야 한다. 수문을 여닫는 일은 사람 손에 달렸다.
대전시하천관리사업소 류현 담당은 “도심과 농경지의 빗물을 하천으로 원활히 배출하고, 역류하지 않도록 수문을 관리하는 게 장마때 중요한 일”이라며 “이맘때쯤이면 일기예보와 하천수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해 전 직원이 비상체제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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