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복 박사의 한자로 세상읽기]牝鷄之晨 <빈계지신>(여자가 지나치게 간섭하면 집안이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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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복 박사의 한자로 세상읽기]牝鷄之晨 <빈계지신>(여자가 지나치게 간섭하면 집안이 망한다)

  • 승인 2013-06-18 14:38
  • 신문게재 2013-06-19 20면
  • 이재복 박사이재복 박사
빈계지신(牝鷄之晨)은 서경의 목서편에 나오는 말이다.

신(晨)은 날 일(日)에 별 진(辰)을 받쳐 놓은 글자이다. 별과 해가 교차하는 무렵이라 하여 “새벽”과 “별”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은나라의 주왕이 달기의 미모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았다. 주왕의 주색잡기에 백성의 원성은 날로 더해갔다. 이에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의 백성들을 구제한다는 이유를 들어 주왕을 토벌하고자 했다. 무왕은 병사를 이끌고 목야라는 지역까지 진출했다. 그리고는 병사들에게 말했다. “병사들이여! 창을 세우고 방패를 들어라. 옛 사람이 말하기를 암탉은 새벽에 울지 않는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하는 법이다(牝鷄之晨). 지금 주왕은 여인의 색향에 빠져 백성들 학대하고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다. 내가 주왕을 쳐 백성들을 구제하겠노라” 이 말은 신하인 무왕이 천자인 주왕을 정벌하기 위해 내세운 대의명분이다. 여기에서의 암탉은 주왕의 비 달기를 가리킨다.

이때부터 빈계지신은 “여자가 집안에서 많은 참견을 하면 집안이 망한다”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이 말은 고대의 남존여비 사상에서 나온 말로 남녀평등에 위배된다. 때문에 현대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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