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전파활용의 방법을 발견한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비단 전파는 세상과의 소통을 위한 통신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며, 마이크로웨이브 오븐, 텔레비전 및 라디오 방송, GPS, 전파 의료, 심지어 미지의 세계와의 만남을 위한 용도 등 그 활용이 무궁무진 하다. 이러한 전파가 우리 생활에 스며들기 시작한 것은 아주 오래된 것은 아니다. 전파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냄새도 없어서 오랫동안 그 존재 자체를 알 수 없었다. 전자기파의 존재는 1864년 맥스웰(James Clerk Maxwell)에 의해서 이론적인 규명이 이루어졌으며, 헤르츠(Heinrich Rodolph Hertz)는 실험적인 방법으로 전자기파의 존재를 확인하는데 성공하였다. 1889년 마르코니(Guglielmo Marconi)는 헤르츠의 실험을 응용해 전파를 이용한 장거리 통신이 가능한 무선통신기기를 고안해낸다. 전파의 존재 및 특성은 19세기 말에 발견된 후로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져 지금은 전파를 이용하지 않는 생활을 생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전파를 이용하는 기술은 앞으로 어떻게 진화될까? 와이파이나 LTE 등으로 대표되는 휴대형 무선통신 기술은 전파를 활용, 더 많은 정보를 더 빠르게 전달하기 위한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미래에는 많은 첨단 기술들과 융합되어, 지식과 정보 전달을 뛰어넘어, 생각과 감성을 전파에 실어 교통하는 오류없고 따뜻한 융합전파소통이 가능해질 것이다. 전파의 비선형 확산성, 회절 특성 및 서로 다른 매체에 대한 유전율과 전도율의 차이를 이용하는 전파 의료기술은 방사선 또는 강한 자기장에 대한 노출 위험이 없는 안전한 인체 건강진단을 실현할 것이다. 나아가서는 전파에 의한 치료도 가능해질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는 전파는 무한한 자원일까?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는 전파(電波)를 “인위적인 유도없이 공간을 전파(傳播)하는 주파수가 3000GHz 이하인 전자기파”로 명명하고 있다. 충분히 넓은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가장 많이 이용되는 전파의 주파수 대역은 특정 대역으로 집중되어 있다. 이에따라 무선 및 이동통신용으로 주로 이용되는 6GHz 이하 영역에서는 주파수 대역폭이 고갈되어가는 사정이다. 통신 사업자에게 할당되는 주파수의 경매가가 천정부지로 높아지는 이유다. 활용도가 높아 고갈되어 가는 주파수 영역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주파수 공동 사용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서로 다른 서비스용 전파간의 간섭을 방지하고 최적으로 전파를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인지무선 기술 등의 발전에 의해 주파수 공동 사용은 가까운 시일내에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특정 주파수 대역의 전파를 제외한 많은 영역의 전파는 아직 미활용 또는 저활용되고 있는데, 이는 주로 전파의 성질이 미규명되어 있는 부분이 많은 것에 기인한다. 생명공학분야에서 많은 연구진의 오랜 기간 동안의 연구의 결실로 DNA 구조에 대한 비밀을 규명했듯이 전파의 성질을 밝혀낼 수 있는 전파 DNA 맵을 구성할 수 있다면 전파의 활용은 더욱 더 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전파 DNA 맵은, 넓은 대역의 전파영역에서 특정 용도에 가장 적합한 성질을 갖는 전파를 최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이는 가깝게는 창조경제의 실현, 궁극적으로 인류에게 새로운 지혜와 풍요로운 삶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전파활용의 한계, 그 것은 인간의 상상력의 한계와 동일한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