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7일 수십억원대의 도박판을 벌인 혐의(도박 개장 등)로 조직폭력배 홍모(42)씨 등 9명을 구속하고, 가정주부 이모(50)씨 등 64명을 불구속입건했다. 사진은 담당 형사가 사기도박 장비를 시연하는 모습.
연합뉴스 |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7일 도박장을 개장한 혐의로 홍모(42)씨 등 9명을 구속했다. 도박에 가담한 가정주부 이모(50)씨 등 64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홍씨 등은 지난 4월부터 지난 5일까지 지역 일원의 펜션, 음식점 등 장소를 옮겨다니며 일명 도리짓고땡 방식으로 약 1억원의 딜 도박판을 개장, 2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다. 총 20억원 상당의 도박을 하면서 10%를 챙겼다.
이들은 펜션, 음식점, 가정주택에서 전국의 도박꾼을 모집한 후 일명 아도사끼 딜도박장을 개장했다.
도박장 개장은 조직폭력배들이 주도했다. 대전, 전주, 군산지역의 조직폭력배가 대거 가담했다. 대전의 신미주, 구미주, 전주 월드컵파 등이다.
이들은 역할도 철저히 분담했다.
대전, 충남, 충북, 서울 등 전국에 있는 일명 찍새(도박꾼)을 모집하고 모집책, 문방(망 보는 사람), 꽁지(돈을 대주는 사람) 등 역할을 분담했다. 도박전과 3범이상인 타짜가 27명이 도박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화에서 본 듯한 사기도박을 시도하기도 했다. 도박패를 볼 수 있는 휴대폰 모형의 카메라와 이를 수신할 영상수신기, 무전기 등을 설치했다. 화투 옆면에 형광물질로 표시 초소형 무선 송신기로 건물 밖 차량에서 화투패를 읽는 장치를 마련했다. 상대방의 화투패를 확인, 도박장내 지갑형ㆍ휴대폰형 수신기와 무전기를 이용, 패 전달이 가능한 장치다. 경찰에 검거 당시는 사기도박을 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도박참여자들의 도박중독성도 심각했다.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 73명 중 70.4%(50명)가 재범자로 도박범죄의 중독성과 심각한 재범률을 보였다. 주부 김모(70)씨는 아들이 지병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황에서 도박장을 찾았다. 정모(여ㆍ46)씨는 이혼 후 초등학생 아들(10)을 집에 홀로 놔둔 채 도박장에서 밤을 새우기도 했다.
경찰은 유성구 송정동의 도박현장을 덮쳐 현금 9000만원을 압수조치했다.
양철민 충남청 광역수사대장은“조직폭력배들이 연계된 도박장을 끝까지 추적 단속하겠다”며 “가정주부, 농민들이 도박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유관기관과 협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딜 도박은 딜러가 바닥에 깔려있는 세로로 나뉜 3칸에 화투패를 돌려 돈을 건 후 화투패를 펼쳐 숫자가 높은 쪽이 돈을 따는 도박이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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