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드라마 '닥터진'에 이어 '남자가 사랑할 때'로 시청률과 연기력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소감이 어떤가.
지금까지 많은 작품을 했는데 이번 작품처럼 많은 분들이 감정이입하고 호응해준 작품은 손에 꼽았다. 더욱이 작품의 결과를 떠나 많은 분들이 한태상 캐릭터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셨다. 사실 연기자가 촬영하면서 힘든 경우가 많은데 팬들의 사랑을 체감하다보니 의욕이 생겼다. 개인적으로는 기존의 내 연기색을 지우려고 노력했다. 눈빛이나 행동에서 대사톤이나 버릇, 분노할 때 멋있게 보이려고 했던 모습들을 안하려고 노력했다. 이런 노력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송승헌 씨의 잘생긴 외모 때문에 드라마에 몰입할 수 없다는 얘기도 있었다. 한태상처럼 잘생기고 다 퍼주는 남자를 두고 왜 서미도가 양다리를 걸치는지 이해 못한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감독님이 농담처럼 잘못 캐스팅한 것 같다고 간혹 말씀하시곤 했다. 미도가 깡패같은 사람과 자신의 꿈을 지지해주는 젊은 사람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는데 극 초반 한태상과 잘되다 보니 미도의 갈등이 잘 안보였던 것 같다. 작가님도 감독님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라 나중에 힘들다고 말씀하시더라. 나야 많은 분들이 한태상 캐릭터에 이입하면서 시청해주니 힘이 났지만 세경이가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도 세경이가 참 대단한 게 속은 어떨지 몰라도 촬영장와서 '미도 또 욕먹었다'라고 걱정하면 “괜찮다”라며 묵묵히 연기만 하더라. 참 대단하고 대견스럽다.
-배우에게 외모란? 외모를 뛰어넘는 연기를 해볼 생각은 없나
비주얼적인 부분은 사실 감사하다. 내가 잘났다는 게 아니라 많이 좋아해주셨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외모 때문에 연기가 안 보인다는 건 아닌 것 같다. 배우는 (연기가 보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비겁한 얘기지만 나 역시도 매 번 고민한다. 이를테면 살인자나 강간범 같은 역할에 도전해볼까 하다가도 결국 그런 캐릭터를 못해보고 있다. 꼭 그런 캐릭터를 해야 연기파가 되는 건 아니지만 아직 시도를 못해봤으니. '남사'도 기존에 했던 연기의 연장선상이다. 외모는 내가 노력해 극복하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외모를 깨는 파격적인 역할로 어떤걸 해보고 싶나
'악마를 보았다'에서 최민식 선배가 연기한 살인마. 혹은 영화 '언페이스풀'의 리처드 기어 역할이나 '해피앤드'의 주진모처럼 한 여성을 흔들리게 만드는 치명적인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
-연기자로서 목표는?
리처드기어처럼 나이 들어서도 멜로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한다.
노컷뉴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