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최근 문제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공공이 계획하고 조성한 토지가 민간의 수요와 맞지 않아 장기간 방치되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수도권에서도 이러한 현상들이 만연하고 있는데, 지방인 경우는 그 폐해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집을 지어놓으면 주변에서 인구가 유입되어 무리없이 도시기능이 작동하였지만, 인구증가 둔화와 저성장 지속 등으로 인해 이러한 전개가 힘들게 됐다. 이제는 도시개발을 할 때부터 누가 살 것이고, 어떤 일자리가 얼마만큼 생겨나게 될 것인가가 주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고용창출의 기능이 도시개발에서 필수적인 것으로 자리 잡게 됐고, 기존 도시의 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도 고용을 중시한 경제계획으로 내용이 바뀌고 있는 중이다.
이제는 도시개발과 고용창출이 불가분의 관계가 되어 버렸다.
행복도시를 중심으로 세종시에서도 이러한 사항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파급효과가 큰 대학과 기업, 호텔, 백화점 등 다양한 고용창출기능과 편의시설을 조기에 확충하고자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순조롭게 진행이 잘 안 되는 듯하여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진행이 더딘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의 한계에서 일차적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공공이 일방적으로 계획해 토지를 조성하고, 민간이 나중에 매입하여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 잘 안 통하는 것 같다.
이제는 처음부터 수요자에게 맞는 개발방식을 찾아내 적용하는 것이 개발의 성공을 담보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먼저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유치해야할 기능의 설정이 우선돼야 한다.
여기까지는 세종시도 잘 진행된 듯하다. 그러나 다음부터가 문제다.
즉 유치대상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맞춤형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그들이 처음부터 개발에 참여하는 제도를 활성화시켜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막히는 것이다.
각종 토지공급 규제와 여타 지자체와의 형평을 이유로 파격적인 인센티브 부여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어서 지금의 방식으로는 한계에 다다른 게 아닌가 싶다.
지금의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존의 제도 하에서 가능한 개발기법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지금도 원형지 개발사업 및 수익성 있는 사업과의 통합개발을 통한 수익보장, 토지저가 공급, 지방세 감면 등 할 수 있는 여지가 꽤 있다. 공정한 절차를 통해 누구나 수긍할 만하게 진행하기가 다소 어려운 점이 있으나, 의지만 있다면 할 수 있으므로 바로 진행하여야 할 것이다.
각 기업별 혹은 주요 기능별로 요구하는 바가 차이가 있다.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대기업의 경우는 토지가 인하보다는 세제 혜택에 관심이 높고, 중소기업의 경우는 노동자 확보 및 토지가 인하 등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므로 이러한 특성을 잘 살펴서 기업별로 차별화된 맞춤형 개발 방식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학의 경우, 유치의 필요성은 지극히 크나 그들이 지불할 수 있는 자금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어바인의 캘리포니아 주립대는 캠퍼스 부지 400ha(약120만평)를 1달러에 매입하여 설립하였는데, 이와 같이 거의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수익이 보장된 사업을 연계하는 개발방식도 적용해 봄직하다.
마지막으로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개발방식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금융권에 천문학적 유동자금이 저금리와 저성장으로 인해 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돌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고, 이들 자금이 세종시 개발에 유입되게 한다면 도시의 정착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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