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 발병률 50% 이상… 대기오염 등도 원인
쉽게 숨차고 탈진ㆍ혼수상태… 목숨까지 잃을수도
한번 손상된 호흡기관 치료법 없어 '보호가 최선'
▲ 나문준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심하면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바로 앞에 놓인 촛불을 끄기도 힘들 정도로 호흡량이 부족해진다. 운동은 물론 기본적인 생활도 어려워진다. 이같은 상태가 계속되면 탈진, 혼수상태를 반복하다 결국 목숨을 잃게 되는 무서운 질환이다.
폐암보다도 더 지독한 병이라고 입을 모으는 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해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나문준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이란?=만성폐쇄성질환은(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은 흡연 등과 같이 유해한 물질을 흡입해 폐에 염증반응이 일어나 호흡이 곤란하게 되는 병이다. 기관지에서 허파꽈리에 이르는 공기 통로인 기도가 영구적으로 좁아지는 질환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3명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며, 전 세계적으로도 사망원인 4위로 꼽히고 있다. 흡연이 폐암 발생의 주요 원인이지만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원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장기간 지속될 경우 호흡곤란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전혀 할 수 없을 정도로 생활의 질을 점차 떨어뜨리기 때문에 폐암보다 더 무섭고 힘든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흔히 천식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으며 때로는 나이가 들어 생기는 질환으로 스스로 여겨 진료를 받지 않는 경우도 많다. 가장 큰 문제가 되고있는 것은 흡연이며, 작업장에서의 분진이나 대기오염이 원인일 수 있다. 음식을 조리하거나 태우면서 발생하는 연기를 들이마셔서 발생한다고도 알려져 있다.
흡연자의 약 50% 이상에서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비흡연자의 경우에는 나이가 들면서 폐기능이 1년에 대략 30ml씩 감소되지만, 흡연자의 경우에는 70~100ml씩 감소하기 때문에 비흡연자에 비해 폐기능이 3배 이상 빠르게 감소된다. 폐기능의 감소 정도는 흡연기간이 길수록, 흡연량이 많을수록 더 많이 발생할 수 있어 현재로서는 금연만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 증상만으로 진단 어려워=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진단할 수는 없다.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것은 폐기능 검사로서 이 검사를 통해 기도가 좁아져 있다는 것을 증명하게 되면 확진할 수 있다. 또 폐기능 검사를 통해 측정되는 폐기능 감소 정도에 따라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진행정도를 평가할 수 있으며, 치료방향을 결정하고 치료에 따른 반응도를 평가할 수 있다. 흉부 엑스레이 사진은 심전도와 함께 기침, 가래 및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심부전증과 같은 심장질환과 기관지확장증, 폐결핵, 폐암, 폐렴과 같은 기타 호흡기질환을 감별 진단하는데 도움이 되며, 흉부 CT는 폐기종의 조기발견과 상태를 파악하거나 동반할 수 있는 폐암의 진단에 이용된다.
가장 큰 문제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만성적으로 계속 진행하는 질환으로 이를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직 없다는 것이다. 한번 손상된 호흡기관은 회복되지 않으며, 일단 이 질환이 발생하면 더 이상의 진행을 막고 남아있는 기능들을 유지하며 평생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 폐암보다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 따라서 예방이 중요하며 악화방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완벽하게 낫게 할 수 있는 약물은 없다. 다만 흡입용 기관지확장제는 일시적인 기도 폐쇄의 악화로 인한 호흡곤란 등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어 증상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감기를 포함한 호흡기감염 등이 자주 반복되면 폐기능의 저하가 더 급격하게 일어나고 삶의 질을 많이 떨어뜨린다. 따라서 일반적인 감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예방을 해야 하며, 특히 독감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매년 가을에는 독감예방주사를 반드시 접종받도록 해야 하고 폐렴구균백신을 접종받는 것이 좋다.
▲폐는 보호가 최선=기관지와 폐는 우리 몸에서 반드시 필요한 산소를 섭취하고 찌꺼기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가장 중요한 장기다.
건양대병원 나문준 교수는 “흡연자 혹은 흡연한 적이 있는 사람에게서 기침, 가래 및 호흡곤란의 증상이 발생하면 반드시 폐기능 검사를 받아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며 “금연과 함께 여러 가지 약물치료와 더불어 악화방지를 방지해야 중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서 삶의 질을 높이고 노후까지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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