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우유나 치즈 등 유가공 제품의 가격 인상은 불 보듯 뻔하고, 빵이나 과자, 아이스크림 등 원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가공제품 역시 인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 초 밀가루 가격 인상에도 제빵업체들은 새 정부의 강력한 물가안정 정책의 눈치를 살피느라 가격 인상을 못해 이번에는 불가피하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오는 27일 낙농진흥회 임시이사회를 열고 원유 가격 인상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현행 원유 가격은 리터당 834원이지만 안건이 처리되면 오는 8월부터 930원으로 상승하게 된다.
원유 가격 상승에 따라 유가공 제품의 제조업체는 물론 원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 관련업계 또한 가격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초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강력한 물가억제 정책을 추진, 가격 인상에 제동이 걸렸던 관련업계는 원가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명분을 내세울 것으로 보여 도미노 가격 인상이 우려되는 것이다. 특히 지난 2월 모 제빵업체가 밀가루 가격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에 나섰다가 반발 여론이 밀려 수일 만에 철회하는 일이 빚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관련업체 한 관계자는 “우유 가격은 원가 비중이 높아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우유 뿐 아니라 원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관련제품 역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소비자들은 원유 가격 상승으로 우유나 빵, 과자,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까지 연쇄 상승하면 소비물가 또한 들썩거릴 가능성이 높아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경기침체와 이상기후가 지속되면서 한동안 식탁물가가 요동쳤고, 그나마 상승 폭이 주춤거리는 상황이지만 또다시 식탁물가를 흔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부 김모(46)씨는 “각종 공공요금 인상이 대기하고 있고, 빵이나 과자 등 주요 간식거리까지 인상되면 가정경제는 더욱 힘들어 진다”며 “이제 장마가 시작되면 과일이나 채소류 가격도 들썩거릴 수 있어 곳곳이 지뢰밭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