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와 새누리당은 미래부 수정안이 시 발전에 더 도움이 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과학벨트 사업의 본질 훼손이 우려된다며 원안 사수를 촉구하고 있다.
앞서 대전시는 조건부 찬성이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과학공원 내에 기초과학연구원(이하 IBS)을 입주시키는 미래부 수정안을 수용했다는 의사를 지난 14일 밝혔다.
새누리당 충청권 국회의원들도 지난 12일 이상목 차관과의 당정협의회를 통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환영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시당위원장인 박성효 의원 역시 16일 대전방송 열린 토론에 출연해 “(수정안은) 과학벨트 면적 축소가 아닌 전체 부지가 더 늘어난 계획”이라며 “대전시 측에서는 예산 부담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과학공원을 롯데에 준다는 적절치 못한 부분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새누리당 대전시당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여의도연구소가 지난 14일 대전시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결과 유권자 1005명 가운데 670여명(67.1%)이 수정안이 대전시 부담이 없으며, 과학공원 활성화 등 도움이 될 것으로 응답했다”고 설명하는 등 여론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인 민주당은 대전시의 미래부 수정안 수용은 현물인 과학공원을 내주는 꼴이라고 지적하고, 제2의 세종시 사태로 규정하며 원안사수를 위한 투쟁에 나섰다.
이에 민주당은 오는 19일 국회에서 지역 정치권과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16일 이상민 의원실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과 이해찬 의원(세종), 박완주 의원(천안을), 변재일 의원(충북 청원) 공동 주최로 과학벨트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가 국회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토론회에는 미래부 박항식 기술조정관, 충북테크노파크 정낙현 원장, 대전발전연구원 강영주 연구원, 홍익대 김기수 교수 등이 토론 패널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런 민주당의 대응은 그간 과학벨트 문제에 대해 이상민 의원 등 민주당 대전시당 측 입장이 주축돼 개진되던 것과 달리, 충청권 민주당이 스크럼을 짜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이날 대전방송 열린 토론에서 “(미래부 제안은) 시민 소유인 과학공원을 국가가 무상으로 달라는 얘기”라며 “부지매입비 50 대 50 입장에서는 진전됐지만, 기본 계획이 변질됐고 IBS분리로 시너지 효과가 절단된 것으로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여야 갈등 양상은 기초단체인 대전시의회까지 불붙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대전시의원들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과학벨트 조성사업이 2년이나 늦어지는 상황에서, 미래부 제안은 지체된 사업을 앞당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연계하면 현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다는 점, 난항에 빠진 엑스포재창조사업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미래부의 제안에 동감한다”고 밝혔다.
반대로,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대전시가 미래부 제안을 수용하는 것은 의회를 무시한 날치기 행정이라고 지적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지난 13일 공동성명을 통해 “대전시의 행위는 미래부 제안에 대한 반대여론을 잠재우고, 서둘러 처리하려는 여론 호도용 꼼수”라며 “이같은 처사는 대전시의회에 대한 무시, 대전시민에 대한 무시로 규정하고, 국가적 대사를 날치기로 밀어붙이는 대전시 책임을 반드시 따져 묻겠다”고 경고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