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정주여건 개선 노력 및 이주 공무원의 의지 부족, 아파트 브랜드가치 하락 등이 상호 작용한 데 따른 현상으로, 행복도시의 안정적 성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16일 본보가 행복도시건설청을 통해 확인한 지난달 기준 기관별 주택확보 현황을 보면, 2014년 말까지 이전을 완료하는 36개 중앙행정기관(소속기관 포함) 및 16개 국책연구기관 1만4265명 중 9441명(66%)이 내 집을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7월 세종시 출범 초기와 비교하면, 인원상으로는 1251명, 확보율로는 6.7% 확대된 수치다.
낯선 환경과 눈높이에 안맞는 정주여건 등이 이주 공무원들의 소극적 태도로 이어진 셈이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분양 아파트 대부분이 중소형 브랜드로 한정되면서, 공무원들의 이주 수요를 관망세에 접어들게 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이 기간 중앙 공무원들은 매번 전체의 70% 특별공급 물량을 배정받고도 내 집 마련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기관별로는 지난해 이전을 마친 1단계 기관 중 국무조정실은 52.6%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국정운영의 컨트롤 타워 기능을 무색케하고 있고, 공정거래위(61.3%)도 전체 평균보다 낮은 수치에 머물렀다.
기획재정부(79%), 국토교통부(해수부 포함 78.9%), 환경부(88.4%)는 비교적 높은 정착률을 나타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94.2%로 정부부처를 통틀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말 이전 예정인 2단계 기관 중에서는 보건복지부가 91.5%로 가장 높았고, 교육부와 산업자원통상부가 70% 대, 문화체육관광부와 고용노동부, 국가보훈처가 60% 대로 집계됐다.
이 같은 흐름으로 볼 때, 2단계 이전 기관 종사자 4300여명 중 절반 가량은 서울 출퇴근 현상을 되풀이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말 이전을 앞둔 3단계 기관의 경우, 국민권익위 58.4%, 국세청 57.5%, 소방방재청 66.10%, 법제처 64.2% 수준으로 확인됐다.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이전하는 국책연구기관은 39.8%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결국 향후 공급되는 분양 아파트 입주시기가 2016년 이후인 점을 감안하면, 정부부처 공무원들의 세종시 정착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미래부와 해수부의 최종 입지 선정 지연도 적잖은 청약 이탈자를 양산할 수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난해 이전 기관보다 더 나은 상황을 맞이한 2단계 부처들이 2개월 이전 연기를 주장하는 등 정부부처의 이전 의지에 문제점이 보이고 있다”며 “대통령 및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정주여건 개선 및 빠른 정착 유도 의지를 보여야할 때”라고 말했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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