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중 검은색과 푸른색이 지배하는 작품 <숲, 빛, 바람을 그리다(2013)>는 비록 휘황한 컬러의 향연은 없으나 전이되는 감응은 그 어떤 화사한 색채 못지 않은 영향력을 흩뿌린다. 덩어리진 어둠을 조각하는 빛의 산발이 화면을 공기마냥 신선한 향취로 물들일 뿐 만 아니라, 분포되어 나타나는 빛을 타고 쏟아지는 숲의 조용한 울림은 낮게 드리워진 시간의 찰나를 나지막하게 녹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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