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이 국고보조금 집행 및 관리 부실이 부채질한 것은 나랏돈은 챙기는 사람이 임자이며 제멋대로 써도 된다는 그릇된 '공돈' 의식이다. 목적 그대로 고용촉진과 직업능력 개발에 쓰여야 할 세금이 야금야금 횡령과 편취의 대상이 되고 만 것이다. 적당히 돈잔치를 벌이면 그만인 것처럼 오인된 제도상의 허점을 알고도 세금 낭비 소지를 줄이지 못한 잘못 또한 크다.
사실 최근 빈발하는 횡령 사건에는 관리감독 부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국고보조금 관련 시스템의 약점을 보완하지 않고 투명한 집행과 회계가 끼어들 여지는 없는 것이다. 이번 편취 사건 역시 서류 조작과 부실 심사, 사후 관리 미흡의 3박자가 예외 없이 드러났다. 책임 소재가 가려져야 할 부분이다.
지급 대상과 사업의 목적, 사업수행 능력 검증이 엉성하다 보니 국가위탁기관이나 직업훈련생이나 부당한 수령, 투명하지 않은 집행이 자행됐다. 제멋대로 편취, 횡령이 불가능하도록 현장조사 강화 등으로 재량 여지를 줄여야 했다. 국민의 세금을 지킨다는 각오가 없는 이면에서 서류를 조작하고 보조금 빼먹기가 횡행했다고 본다.
출석카드 조작으로 교통비만 타 가도 되는 구조, 자영업자를 실업 상태로 둔갑시킬 수 있는 구조부터가 어이없다. 신청 서류만 검토하고 보조금을 주는 방식의 약점이 예산 낭비를 불렀다. 이를 감독할 전문성과 의지가 있었는지, 성실한 관리자로서 주의를 다했는지 의심을 갖게 한다. 동시에 국고보조금 사업을 엄격한 관리시스템으로 정비하는 작업이 얼마나 절실한지 재차 확인시켜줬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국가보조금, 신규고용촉진금, 훈련비 등 부정 수령에 대한 강력한 단속 의지를 밝히고 있다. 동일 유형의 불법 수급 사례만이 아닌 모든 비상식적인 국고보조금 문제로 수사 및 감사가 확대되길 바란다. '눈먼 돈'은 세금 열심히 내는 국민을 한없이 허탈하게 만들 뿐인 기분 나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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