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산 존속살인범 항소심 '형량 3년↑' 징역 12년 선고

재판부 “잔혹하고 반성없어” '국민참여재판 결과' 파기 이례적 판결

아버지를 살해한 속칭, '장태산 존속살인범'이 항소심에서 오히려 더 무거운 처벌을 받았다.

국민참여재판으로 결정된 1심 판결을 파기하며 엄벌한 것으로, 이례적인 판결이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원범)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사체를 땅에 파묻은 혐의(존속살해, 사체은닉)로 기소된 김모(33)씨에 대해 원심(징역 9년)을 파기하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어린 시절부터 엄격하고 강압적인 훈육태도로 청소년기까지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을 받아왔고, 아버지가 어머니 사망 이전부터 다른 여자를 만나 온 것에 관해 피고인이 불만을 가지고 있었던 점 등은 참작할 점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건 발생전 1년 이상 별다른 갈등 없이 피해자로부터 일자리와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살아왔던 점에 비뤄보면, 사건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는 심각한 불화상태에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범행방법이 심히 잔혹하고, 범행 이후 이를 후회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아니한 채 구덩이를 파서 사체를 은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피고인의 휴대전화에 통화 흔적을 남김으로써 피해자와 연락되고 있는 것처럼 허위를 만들어 살해사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하려고 하는 등 범행 이후 정황도 극히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해 9월 아버지가 운영하던 서구 장안동 모 펜션에서 술을 마신 상태에서, 어머니가 사망한 지 1년이 채 되기도 전에 다른 여자를 만난다는 이유로 아버지와 말다툼을 하다가 주먹으로 얼굴을 맞자 격분해 둔기로 내리쳐 살해했다.

이어 시신을 펜션 화장실 안에 보관하다가 펜션 뒤뜰에 구덩이를 파서 묻고 그 위에 펜션 인테리어 공사에 쓰고 남은 대리석 등 공사자재를 쌓아 은닉한 혐의로 1심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