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순오 자모원 운영위원장·연세4U 원장 |
올해가 미국의 한 남자가 메인 주의 시골집에서 숨을 거둔지 30년이 되는 해다.
스콧 니어링은 100세 생일을 며칠 앞두고 더 이상 자기 몫의 짐을 나를 수 없고 자신을 돌볼 수 가 없을 때 일체의 곡기를 끊고 부인 헬렌 니어링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침상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50여년을 같이한 그의 부인 헬렌 니어링 역시 그의 의견에 동조 품위있게 그렇게 하도록 도왔으며, 스콧 니어링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좋아'였다.
그는 할아버지가 탄광을 운영하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집안의 풍요로움의 바탕이 되는 광산노동자의 비참한 삶을 목격하고 그는 일부 사람이 많이 갖는 것에 대해 옳지 않음을 느꼈다고 말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로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경제학 교수로서 남다른 강의를 하였고, 당시에는 당연시 되고 있던 어린이들의 노동 착취를 비판함으로써 해직된다. 그후 톨레도 대학에서 정치학을 강의했고 제국주의 국가들과 세계대전에 대한 비판에 대한 논문으로 법정에 서게 된다. 그후 미국 정부에 지원을 받는 단체에서는 강연을 할 수 없었고 은퇴를 고려할 정도로 건강도 악화되었다. 당시 이혼 상태였던 그는 마흔 다섯의 나이에 스물 한살이나 연하인 헬렌 노드를 만나 서로를 이해하며 같이 생활하게 되고 4년 후에는 미국에서도 오지인 버몬트의 낡은 농가로 이주한다.
뉴저지의 중산층 지역인 가정에서 태어나 바이올린을 전공한 헬렌은 젊었을 적부터 유럽 여러 나라를 자유롭게 여행하였고, 니어링과 만나기 전 철학자 크리슈나무르티와 교류하기도 하였다.
버몬트의 숲속에 살던 부부는 펄벅 부부의 방문을 받고 저술을 권유받아 그 후 60여권의 책을 출간한다. 1954년에는 『조화로운 삶(Living the Good Life)』을 출간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아직도 꾸준히 읽히는 책이다. 전원생활의 기술, 경제, 사회, 심리적인면이 담긴 땀과 영혼으로 쓴 전원일기다.
많은 사람들이 월급에 기대어 살며 복잡한 대도시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식구를 먹여 살리는 일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들이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옭아매고 있는 이 답답함에서 벗어나 한적한 시골로 내려가 단순한 생활을 꿈꾼다. 그러나 걱정 어린 주위의 충고와 알 수 없는 앞날에 대한 두려움이 발길을 가로막는다. 그러면서 세월을 보내고 아직도 망설이고 있다.
그의 삶과 체험을 토대로 쓰여진 이 책이 전원생활에 의문을 갖는 이들을 위해 60년 전에 쓰여졌다는 것은 참으로 놀랍기만 하다. 니어링 부부는 긴장과 불안에서 벗어나 단순하고 절제된 생활을 했다. 일을 하면서도 철학, 삶과 죽음, 명상에 관심을 보이며 이론과 실천이 하나되는 삶을 살았다. 복잡하게 사는 것은 비현실적인 삶이며 삶은 단순하고 간단해야 된다고 역설했다. 전원생활을 50여년 함께하면서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손수 집을 짓고 텃밭을 가꾸고 정원을 만들어 메인 주의 그의 집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명소가 되었다.
우리는 지금 위선과 탐욕의 시대에 살고 있다. 열거하기도 부끄러운 사실들이 연일 신문이나 TV를 통해 보도되어 우리를 우울하게하며 실망시키고 있는 것 이다. 니어링 부부의 삶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들이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고 자급자족하며 단순하고 느린 삶을 실천하고 향유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삶은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잘사는 것인지에 대해 확실한 한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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