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뉘앙스ㆍ정교한 짜임새… 수도권 음악팬에 여운 남겨

  • 문화
  • 공연/전시

섬세한 뉘앙스ㆍ정교한 짜임새… 수도권 음악팬에 여운 남겨

[문화리뷰]대전시립합창단 서울특별연주회

  • 승인 2013-06-12 21:21
  • 신문게재 2013-06-14 11면
  • 이석렬 전 한국문화예술위 책임심의관이석렬 전 한국문화예술위 책임심의관
▲ 이석렬 전 한국문화예술위 책임심의관
▲ 이석렬 전 한국문화예술위 책임심의관
대전시립합창단의 서울특별 연주회가 지난 6월 7일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졌다.

이미 지난 6월 5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제110회 정기연주회로 성공리에 공연을 마치고 서울에서의 두 번째 연주로 수도권 음악팬들을 맞이한 대전시립합창단은 이번 공연에서 내성적 울림과 명상적 여운이 가득한 명곡들을 연주하여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근래에 들어 대전시립합창단은 연주회와 음반 취입 모두에서 좋은 결실을 맺고 있다. 2008년부터 선보인 원전연주 무대와 올해에 출반된 음반 등에서도 정교한 인상과 안정된 흐름이 투영된 연주들을 들려준 바 있다.

이번 공연의 지휘는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빈프리트 툴이 맡았다. 지난 2007년부터 올해로 7년째 대전시립합창단을 지휘해온 빈프리트 톨의 해석력은 이번 무대에서도 예술적 세련도를 심화시키는 경지를 보여주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빈프리트 톨의 지휘와 함께 조화의 예술로 발전을 거듭해온 대전시립합창단의 음색과 짜임새도 충분히 눈여겨볼 만했다.

지휘자와 합창단이 하나의 몸체를 이루어 섬세한 뉘앙스와 정교한 짜임새를 펼쳐 보인 이날의 연주회는 많은 청중들에게 심도 있는 예술적 체험을 선사했다.

이번 공연의 타이틀곡은 포레의 '레퀴엠'이었다. 공연의 제2부에서 포레의 <레퀴엠>이 연주되었지만 1부에서 연주된 바흐의 칸타타 BWV 4 <그리스도는 죽음의 포로가 되어도>와 바스크스의 곡 <평화를 주소서>도 연주의 주요 레퍼토리로서 손색이 없는 곡들이었다.

특히나 바스크스의 곡 <평화를 주소서>는 현대적 인상과 섬세한 뉘앙스가 함께하는 정묘한 곡이었다. 이번 공연에서 현존하는 현대 작곡가의 단악장 음악이 깊은 인상을 남긴 것도 공연의 성공에 기여한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바스크스의 곡에서도 분명히 드러났듯이 이번 공연을 성공으로 이끈 중요한 원동력은 대전시립합창단이 보여준 대위법적 세련미에 있었다. 여러 개의 성부를 동시에 펼쳐나가 유려한 인상을 만들어내는 대위법 예술은 서양음악 역사의 훌륭한 창안이다.

이번 공연에서 대전시립합창단이 보여준 다성음악적 세련미는 많은 청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공연에서는 대전시립합창단을 위해 대전시립교향악단이 반주를 맡았다. 또한 소프라노 강혜정과 바리톤 정록기가 성악 솔리스트를 맡아 정서적 세련미를 높이는 열창을 들려주었다.

연주곡들의 특성상 두 사람의 성악 솔리스트들은 그다지 많은 악장들을 노래하지는 않았으나 나름대로 안정된 흐름과 풍성한 울림의 성악예술을 선사했다고 본다.

공연의 관현악 반주를 맡은 대전시립교향악단은 이번 공연에서 기본적으로는 반주 역할에 몰두했으나, 바흐와 바스크스의 곡에서처럼 특정한 현악 파트들이 다성적 차원과 묘사적 차원에서 합창단과 동등한 역할을 담당하는 곳들도 있었다. 이러한 부분들의 연주도 무난하게 잘 이루어졌다고 본다.

공연이 2부에 접어들어 포레의 <레퀴엠>을 연주할 때 오케스트라의 인원은 상당수가 보강된 모습이었다. 특히나 금관 파트의 입체감이 명상적이고 종교적인 심성과 맞닿아 정묘한 인상을 창출했다.

이 곡의 연주에서는 안정된 연주력으로 영상미의 창출에 기여한 대전시향의 금관 파트 연주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서울의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 이번 대전시립합창단의 서울특별연주회는 합창예술의 아름다움을 확산시키고 청중들에게 인상적인 체험을 선사한 성공적인 공연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충청권과 대전광역시의 예술적 성과와 발전을 위해 고무적인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대전시립합창단이 근래에 보여주고 있는 이러한 모습은 시민들의 예술적 체험과 문화생활 함양에 나름대로 고무적인 기여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합창예술은 예술작품 그 자체로서도 중요하고 시민들의 정서함양에도 중요한 것임을 다시금 생각하면서 대전시립합창단의 앞으로의 활동에 많은 기대감을 갖게 된다.

이석렬 전 한국문화예술위 책임심의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