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갈이 수법', '유명 '닭고기' 유통기한 조작 판매

둔산署, 대리점주 등 8명 입건… 봉지갈이 수법 마트·식당 200곳 납품

닭고기 유통기한을 조작해 마트·식당 등에 납품한 대리점 보관창고.

대전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냉동ㆍ냉장 닭을 '봉지갈이' 수법으로 재포장해 유통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적발된 대리점은 국내 유명 '닭'브랜드 업체로 충격을 주고 있다. 마트, 식당 등 거래처만 200여곳에 달해 수사가 마무리되면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둔산경찰서는 12일 닭 등 가금류의 유통기간을 조작해 유통시킨 혐의로 대리점주 A(41)씨를 구속하고 종업원 7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1년 1월부터 최근까지 냉동, 냉장 닭 등 유통기한을 조작해 중소형 마트, 대형식당 등에 공급한 혐의다.

이들은 3개업체에서 납품받아 지난 2여년간 시중에 유통시킨 물량이 약 900t, 시가 90억원 상당에 달하고 있다. 중소형마트, 대형식당, 축산업체 등 대전, 충남, 옥천, 무주 일원까지 공급했다. 경찰은 이 가운데 정확하게 유통기한이 지난 닭이 얼마나 되는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확인중이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약 90억원 가운데 4억원정도만 유통기한이 지난 닭을 유통시켰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 진술보다는 더 많은 물량이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규모를 파악중이다.

이들의 수법은 간단했다. 속칭 봉지갈이 수법이다. 유통기한이 얼마남지 않거나 경과된 냉동ㆍ냉장 가금류(닭고기, 오리고기)의 포장지를 뜯고 사업장 내 제품을 재가공했다. A씨 등은 대리점 내 포장시설 설치허가를 받지 않고 폐기해야 할 닭을 재포장했다. 임의대로 조작된 유통기한 라벨을 부착해 중소형 마트와 대형식당 등에 유통시켜왔다.

냉장 닭의 유통기한은 10일로 짧아 이들이 유통기한을 조작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를 검거하며 냉동창고안에 유통기한이 경과된 부산물 80㎏을 압수조치했다.

경찰은 이들이 폐기 처분해야 할 사료용 닭(폐계닭)을 속이고 조직적으로 거래처에 유통시킨 여부도 확인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거래처도 유통기한이 경과된 제품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와 조직적으로 거래가 있었는지 수사중이다”고 밝혔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