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발표한 음식점의 원산지 표시제 확대 방안은 실효성 면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이번 원산지 표시제 확대가 영업장 면적과 상관없이 메뉴판과 게시판에 모두 표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사실 구멍가게나 다름없는 뒷골목 작은 음식점의 경우 1인 자영업 형태가 부지기수다. 칼국수나 백반 등을 여주인 혼자 만들어 팔고 생계를 꾸려나가는 곳이 많다. 이런 음식점에서 원산지 표시제를 강화한다고 해서 제대로 의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되묻고 싶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지난 4월 전국 961개 예식장 부설 음식점을 대상으로 원산지 표시 위반여부를 집중단속한 결과 23개소를 적발한 바 있다. 이처럼 대규모 시설에서 자행되는 원산지 표시 위반은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음식이 조리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철저한 단속이 요구된다.
또한 지난 2월에도 인삼류에 대한 원산지 표시 위반 및 미검사품 부정유통 근절을 위한 감시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삼이나 홍삼제품의 원산지를 속이는 사례가 우리 지역 금산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것만 보더라도 강력한 단속이 요구되는 사안이 아닐 수 없다. 부정유통 근절을 위한 감시는 마땅히 이뤄져야 한다.
물론 수입 농산물의 원산지 위반 사례는 끊이질 않는다. 아울러 값싼 외국산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우리의 먹거리를 속이는 경우 또한 부지기수다. 따라서 이에 대한 단속과 근절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영업장의 면적과 상관없이 획일적으로 시행되는 행정이 과연 얼마나 현실성 있는지는 자못 의문이다. 따라서 현실성 있게 일정규모 이상의 영업장을 대상으로 원산지 표시제를 강화하되 식재료 납품업체의 유통과정도 병행 감시하는 등 보다 현실적인 제도 보완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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