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원짜리 홍삼제품 10배 뻥튀기

'효도관광 미끼' 노인 2만1천여명 속여… 물건 살때까지 끌고다니기도 금산署 5개업체 84명 입건

효도관광을 미끼로 노인들에게 저가의 건강식품을 10배 이상 부풀려 판매한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금산경찰서는 11일 저질 건강기능식품을 노인들에게 속여 판매한 혐의로 이모(52)씨 등 5개 업체 8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금산 등에 건강식품 홍보관을 차려놓고 전국에서 노인을 모집, 식품을 판매해 88억9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다. 이들은 전국의 경로당을 돌며 무료관광, 효도관광을 빌미로 노인들을 유인했다. 부산, 울산, 인천, 서울, 수원 등 전국에서 노인 2만1000여명을 모집해 사기행각을 벌였다.

업체마다 모집책, 판매책, 버스기사, 가이드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저질렀다. 관광버스 기사, 가이드들은 '1~2만원에 철쭉꽃 관광, 지리산 온천 관광, 식사 무료 제공'으로 노인들을 모집했다. 모집책인 버스기사, 여성가이드 등은 판매액에 따라 수익을 배분했다. 고속도로에 진입하면 노인들을 꼬드겨 금산 홍보관으로 이동했다.

일당은 노인들에게 아양을 떨거나 면박을 주는 수법으로 건강식품을 강매했다. 물건을 사지 않으면 7~8 시간 동안 매장을 데리고 다니며 집요하게 상품을 구입할 것을 권유했다. 기진맥진한 일부 노인들은 반강매 형식으로 물건을 사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강사와 판매사원들은 '혈압, 당뇨, 중풍, 치매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며 만병통치약으로 허위 과대광고했다. 3만원 상당의 저가 홍삼제품을 34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일당은 즉석에서 판매금액의 절반(50%)에 해당하는 금액을 관광버스기사에게 지급하기도 했다.

강문규 금산서 수사과장은 “제품에 대해 성분검사도 의뢰했다. 미달 제품은 제조회사까지 처벌할 방침”이라며 “노인들 사기행각에 대해서 강력하게 단속해 엄벌에 처하겠다”고 밝혔다.

조성수·금산=송오용 기자